여성환경연대와 함께 꾸린 전시 [모두를 위한 화면 해설, 재활용 선별장 : 대한민국 필수노동자이지만 다치면서 일하는 게 일상입니다] 기사가 CC매거진과 이모작TV뉴스에 실렸습니다.
× 화면 해설 바로 보기 :https://www.ecofem.or.kr/99
× 전시를 준비하며 쓴 글 :https://yoaek.tistory.com/m/entry/description-for-all-Recycling-Facilities


지속 가능한 환경실천, 재활용 선별의 중심에 '사람이 있습니다.
매일 고민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대표적으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이 있다. 한 사람이 매일 버리는 쓰레기의 무게는 평균 1kg이라고 한다. 그래서 쓰레기를 만들면 늘 죄책감이 드는데, 이 쓰레기가 재활용 분리배출 과정을 거쳐 쓸모를 거듭한다고 생각하면 모종의 면죄부를 얻는 것 같다. 그런데 집 앞 재활용 분리수거함을 보면 별의별 것이 다 들어 있다. 녹슨 냄비, 깨진 접시, 심지어 시뻘겋게 물든 컵라면 용기까지. 저런 것도 분리수거가 되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사람들이 상식 없이 버린 쓰레기, 결국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다시 구분하는 과정이 있을텐데, 그 작업은 도대체 '누가'하는 걸까? 자동화 기계? 아니면 AI?
글 장보영 자료 제공 여성환경연대
전시 [모두를 위한 화면 해설, 재활용 선별장 : 대한민국 필수노동자이지만 다면서 일하는 게 일상입니다]가 7월 3일(목)부터 12일(토)까지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자리한 산 다미아노 카페에서 열린다. 3일(목) 오후 7시에는 전시 개막식을, 9일(수) 오후 7시에는 특별 토크쇼를 개최하며 이 두 날은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여성환경연대와 좋아 은경 작가가 공동 주관하며 한국여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다. 여성환경연대는 1999년 창립해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하는 환경운동 단체이며, 좋아은경 작가는 버려지는 철사로 환경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는 환경예술가다.
이번 전시는 여성환경연대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재활용 선별 여성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집중 조명한 보고서를 국내 최초로 발간하면서 비롯됐다. "들려오는 소문의 실체를 규명하고 싶었어요. '폐기물 처리 노동자'(재활용 선별 노동자)라는 직업이 있는데, 90%가 여성이라는, 특히 5060대 중장년 여성이 많고 민간 사업장에서는 이주민 여성도 많다는, 그런데 이들이 일하는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위험하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는데, 국가 통계 자료와 폐기물 관련 조사에서도 구체적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여성환경연대 안현진 팀장의 말이다.
지난해 6월, 여성환경연대는 폐기물 처리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으나 쉽지 않았다. 우선 이들의 직군이 단순 노무직으로 광범위하게 잡혀 있어 정확한 규모를 확인할 수 없었고, 대부분의 업체가 민간 업체 내지 하청 업체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일부 생활폐기물 자원순환 시설을 방문하 수 있었는데,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충격적이었다. 설문에 응한 노동자 전원이 노동 과정에서 폐기물에 찔리거나 베인 적이 있었고, 노동 시간 내내 분진과 악취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폐기물 처리에 대한 기준을 준수하며 노동하는 엄연한 전문직인데도 위험수당도 없이 안전의 사각시대에 방치돼 있었다.
흔히 재활용 쓰레기 문제라고 하면 쓰레기 처리 과정과 결과에 집중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재활용률 2위를 차지했다는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누가, 어떤 노동환경 속에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는 공개된 것이 없다. 재활용 쓰레기 문제 안에는 '사람'이 빠져 있었다. 전시 [모두를 위한 화면 해설, 재활용 선별장 : 대한민국 필수노동자이지만 다면서 일하는 게 일상입니다]는 재활용 쓰레기 문제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노동자, 그중 '여성노동자'의 존재를 소환한다. 대중이 미처 알지 못하는 재활용 쓰레기 문제의 이면을 함께 들여다보고 고민해보자는 취지다.
전시를 공동 주최하는 좋아은경 작가는 우리 모두가 쓰레기를 배출하는 입장인 만큼 쓰레기 문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기에 전시를 관람한 사람들이 그동안 가려져 있어서 몰랐던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전시장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주변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재활용 선별장 사진을 보여주며) 얼핏보면 미디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재활용 선별장 사진이지만 사실 이 안에는 우리가 보고 있어도 미처 보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이번 전시는 재활용 선별장의 면면을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도록 '음성 및 글 해설 프로그램'을 병행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반드시 전시장이 아니어도 재활용 선별장 사진과 국영문 음성 해설 QR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전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좋아은경 작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환경실천이 완성되려면 정치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전시를 보고 '재활용 선별 노동자를 위한 안전기준 마련' 1만 명 서명 캠페인에 동참하고, 재활용 선별 여성노동자와 정책입안자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전시의 일부인 이유다.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며 개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을 넘어, 이것을 선별해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노동자의 얼굴을 한 번 더 생각하자는 것이다. 폐기물관리법 제개정을 통해 재활용 선별 노동자에 대한 안전기준이 마련되고 이들의 불안정한 노동조건이 개선돼 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재활용 선진국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지구사용설명서②] 쓰레기 속에서 사람을 봤다, 이제 외면할 수 없다...안현진 여성환경연대 팀장・좋아은경 작가
[이모작뉴스 윤성희 기자] 재활용 선별원 노동실태를 조사한 여성환경연대는 올해 본격적으로 선별원들의 노동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 외에도 7월8일에는 국회 토론회를 연다.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전시를 기획한 안현진 여성환경연대 여성건강팀장과 좋아은경 작가를 만났다.
Q. 재활용 선별원 노동안전 실태조사를 통해 매우 많은 유해요인이 지적되었다. 이중 특히 사회적 대책을 강조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안현진 팀장. 안전시설 측면에서는 우선 시급한 건 보호구 지급과 환기・배기장치다. 당장의 산재사고나 악취, 유해물질 흡입 문제는 이걸로 많이 해결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기준’ 자체가 부재한 것이 문제다. 시설에 대한 기준 자체가 부재하다보니 제대로 설치를 안 하거나, 했더라도 주민 민원 같은 이유로 제대로 가동을 안 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 생활폐기물 처리업체는 지자체의 책임이지만, 절반가량이 민간에 위탁돼 있다. 그러다보니 비용이나 민원을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이 뒷전이 되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노동자 안전과 민원 사이에서 지자체는 누구를 보호할 것인가? 그에 대한 고민도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장년 여성들이 주로 일을 하기 때문에 덜 힘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편견이 있다. 이들은 수많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1초에 2개씩 적절한 재활용품을 골라낼 수 있는 고도의 숙련노동자이다. 수많은 오염물질에 노출된 고위험군 노동이고, 하루 종일 서서 반복작업을 하는 근골격게 질환에도 취약한 노동이다. 이런 노동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인정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Q. 전시 관람 포인트를 알려준다면?
좋아은경 작가. 전시 제목에 적었듯 '해설'이다. 넷플릭스 같은 OTT가 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서비스가 많이 보편화 됐다. 다만 여기서는 화면 해설을 부차적 서비스가 아니라 전시의 중심에 놓았다. 사진에 다 담기 힘든 요소들을 말하기 위해서다.
전시 기획을 위해 처음 현장 사진을 봤을 때 ‘생각보다 (환경이) 너무 좋은데?’였다. 들었던 현장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는데 사진은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악취가 너무 심해서 마스크도 소용이 없지만 또 벗을 수는 없고, 그 와중에 또 너무 더워서 마스크라도 벗고 싶은데 악취와 더위 중 뭘 참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이런 건 사진에 담기 힘든 요소였다.
사진만 봐서는 저 분의 장갑이 까매졌는지 상처가 얼마나 있는지 보기도 어렵다. 또 어떤 현장에서는 안전모도 귀마개도 안 하고 일하시는 분이 있었다. 그래서 "여기는 환경이 좀 좋은가봐요"라고 했더니 회사에서 보호구 지급을 안 해줘서 못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화면 해설을 통해 사진의 면면을 볼 수 있게, 현장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그리고 '행동의 경험'이다. 액자 위의 종이를 들춰서 사진을 보게 했는데,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일하는 선별원을 관람객이 '들춰본다'는 적극적인 행위로 보게 하면서 전시에 참여하게끔 하는 취지다. 또 손편지를 준비한 건 선별원과 편지로 직접 연결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고, 선별원과 대통령 사이를 잇는 오작교 역할도 해보자는 취지다. 손편지라는 게 띄우고 나면 답장을 기다리게 되지 않나. 전시는 짧지만 그 기다림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이 계속되길 바라면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보통 이런 공공 전시를 하고 나면 관람객들이 많이들 물어본다. "그래서 뭘 해야 되나요?"라고. 대체로는 그냥 개인이나 소비자로서의 행동이 제시된다. 하지만 우리는 시민으로서 정책결정에 가담할 수 있는 계기, 경험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든 프로그램들이고, 편지도 모아서 정말 (선별원들과 대통령에게)보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쓰레기 문제를 노동자와 연관 짓게 되면서 비로소 쓰레기 문제를 포기할 수 없게 됐다. 쓰레기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욕망이 결부된 너무 큰 문제라 결국은 그냥 내가 쓰레기를 좀 덜 버리는 것 외에 뭔가를 더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걸 쓰레기를 처리하는 노동자의 문제로, 나의 편안한 일상을 위해 누군가는 지하에서 힘들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니 이건 정말 풀어내야 하는 문제가 되더라.
Q. 이 캠페인 외에도, 여성환경연대가 주목하고 있는 기후위기 의제가 있다면?
안현진 팀장.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점은 소수자들이 배제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설정과 논의과정에 참여자들의 성별과 지역성 등을 고려하게끔 하는 일이다. 기후재난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집단은 여성, 노약자, 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라는 조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한국도 관련 국가 정책을 수립할 때 수도권이나 전문가 위주로 치우치지 않고 소수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지구사용설명서①] 쓰레기 뒤의 노동, 중장년 여성이 지탱한다
[이모작뉴스 윤성희 기자] 자원순환이란 기후위기와 자원 고갈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한국인 한 명이, 버리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102Kg로, OECD 국가 중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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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용설명서②] 쓰레기 속에서 사람을 봤다, 이제 외면할 수 없다...안현진 여성환경연대 팀
[이모작뉴스 윤성희 기자] 재활용 선별원 노동실태를 조사한 여성환경연대는 올해 본격적으로 선별원들의 노동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 외에도 7월8일에는 국회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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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용설명서③] '폐기물 처리 노동자' 안전기준 강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
[이모작뉴스 윤성희 기자] 정부와 사업자가 폐기물 처리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법적 근거를 폐기물관리법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법상 정부와 사업자가 안전관리 책임을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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