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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새해인사

좋아은경 2015. 1. 6. 01:30

손, 좋아은경


여기저기 손 볼 곳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레이첼 카슨의 글로 2015년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우리는 대부분 눈으로 봄으로써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그러나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눈을 모두 뜨지는 못한다.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그런 눈. 그런 눈을 뜨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스스로에게 늘 이렇게 물어보자.

"지금 보고 있는 이것이 내가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면? 지금 보고 있는 이것을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다면?"

...나에게 그날, 그 자리, 그 광경은 한 세기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할, 아니 인간이 대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단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그런 광경이었다. 물론 그날의 그 작은 땅이 언젠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날이 올지도모른다. 또 그날 밤도 억겁의 세월 속에서 수없이 있어온 그런 밤이었을 수도 있다. 바닷가 오두막에서 불을 지피던 사람들에게는 늘 있던 평범한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고개를 들기만 하면 펼쳐지는 광경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앞으로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그런 광경이 아닐 테니까.

누군가의 마음이 우주의 인적 드문 공간을 한가롭게 거닐 때, 그런 순간을 아이와 함께하는 데 별자리 이름을 알 필요는 없다.

레이첼 카슨, 센스 오브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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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에서 레이첼 카슨을 만났습니다.
사라예보의 한적한 거리에서 Making Peace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둘러보던 중 환경 섹션에 이르니 레이첼 카슨이 반겨줍니다. 인도의 생태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도 보이네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전세계를 순회하고 있는 Making Peace 사진전의 전체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issuu.com/realexpo/docs/makingpeace_expo_light?e=3220554/2619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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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의 국경마을 투즐라의

Peace Flame House(Kuća plamena mira→)

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반나절 전에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모임을 공지했음에도 피스 플레임 하우스의 디렉터를 포함 다섯명이 찾아주었습니다.

사실 워크숍 전에 적당한 철사를 찾지못해 꽤 고생을 했어요. 몇 가지 랜선과 전화선을 구했지만 흔히 쓰던 것과는 다르게 너무 흐믈흐믈해서 모양을 만들어낼 수가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철물점을 찾았습니다.
가게 바깥 쪽에 놓여진 진열대에 오래되어 보이는 철사가 조금 감겨 있길래 가격을 물어봤더니, 녹이 슬어 판매 불가라며 새뭉치를 꺼내보이십니다. 밖에 있는 녹슨 것이 더 좋다고 했더니 그냥 주시겠다고 돈을 받지않으시네요. 친구와 둘이서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고 받아왔습니다.


워크숍은 그 어느 때보다 따듯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삶은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어머니, 여성에 대한 굉장히 진솔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강렬한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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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bird on bookmark (새 + 책갈피)

좋아은경 2014. 9. 19. 01:26



버려지는 철사로 새가 앉아있는 새+책갈피를 만들고 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 나오는 문장 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자연을 이루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를 써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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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7일, 레이첼 카슨 탄생 107주년을 기념한 구글의 로고, 구글 두들은
해양 생태계의 다양한 생물종에 둘러싸인 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레이첼 카슨의 모습입니다.

두들 페이지(http://www.google.com/doodles/rachel-louise-carsons-107th-birthday)의 설명에 따르면 초기 시안은 레이첼 카슨이 스카프가 휘날리며 바다를 응시하는 모습만을 담았지만, 최종 결과물은 침묵의 봄의 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드는 오늘, 레이첼 카슨의 책에서 한 토막 글을 옮깁니다.

"도시와 시골의 인공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종종 자기가 살고 있는 행성의 진정한 본질과 그 긴 역사(인류가 존재한 것은 그 속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에 대한 안목을 잊어버린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긴 대양 항해에 나서 날마다 파도가 넘실대는 수평선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밤에는 머리 위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지구의 자전을 인식하고, 물과 바다만 존재하는 이 세계에 홀로 서서 우주에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외로움을 느낄 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의 세계이며, 대륙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 수면 위로 잠시 솟아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레이첼 카슨,우리를 둘러싼 바다

"In the artificial world of his cities and towns, he often forgets the true nature of his planet and the long vistas of its history, in which the existence of the race of men has occupied a mere moment of time. The sense of all these things comes to him most clearly in the course of a long ocean voyage, when he watches day after day the receding rim of the horizon . . . or when, alone in his world of water and sky, he feels the loneliness of his earth in space. And then, as never on land, he knows the truth that his world is a water world, a planet dominated by its covering mantle of ocean, in which the continents are but transient intrusions of land above the surface of the all-encircling sea."
Rachel Carson, The Sea Around Us



관련 기사
레이첼 루이즈 카슨, 구글 로고 등장 '침묵의 봄'으로 DDT위험 경고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52709191802805

RACHEL LOUISE CARSON: Google lets fly a Doodle true to 'Silent Spring' writer's nature
http://www.washingtonpost.com/news/comic-riffs/wp/2014/05/27/rachel-louise-carson-google-lets-fly-a-doodle-true-to-environmental-writers-nature/

Google Doodle Celebrates Rachel Louise Carson's 107th Birthday
http://www.ndtv.com/article/world/google-doodle-celebrates-rachel-louise-carson-s-107th-birthday-5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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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I did my second workshop in Australia at a primary school with 12 UP class students today. I also did it with 15 young children yesterday.

I explained about my wire work and Rachel Carson's 'Silent Spring' using presentation slides. After that I gave bird guide books and paper, the children drew outline of birds to make wire birds. They made wire birds based on their own drawing. Everyone were so engaged and concentrated all the time, so all the children could make beautiful, unique wire birds.

I am really glad that all the children opened up to me and shared some great moments. Thank you for giving me the opportunity to meet your wonderful kids!


전교생이 서른 명이 안되는 남호주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철사로 새 만들기 워크숍을 두 번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에 적당한 케이블 와이어나 철사를 찾기 어렵지 않을까 잠깐 걱정했는데, 워크숍 일정이 잡히고 바로 그날 저녁, 이웃집 창고에서 이제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전화선이 나왔습니다.

첫 날, 저학년생 15명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에게 매우 생소한 나라인 한국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해 간 슬라이드를 통해 와이어 아티스트로서의 제 작업과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소개하였습니다.
















다음 날, 고학년 교실에서 12명의 친구들을 만나 새가 앉아있는 책갈피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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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of dead birds

좋아은경 2014. 3. 30. 14:15

쓸모를 다한 포장용 철사(트위스트 타이)를 수집하고 해체한 뒤 죽은 새를 만들고 있다.

"과연 인간에게, 생물을 생명체라고는 부르지도 못할 만큼,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존재로 만들어 버릴 권리가 있는가? 방종하고 잔인한 수단으로 이 가련한 생명들의 목숨을 끊어버릴 권리가 과연 인간에게 있는가?"
레이첼 카슨, 동물 기계들 머릿글,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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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새해인사

좋아은경 2014. 1. 1. 15:38


죽은 새; 어떤 메세지, 좋아은경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정을 간직하고 강화하는 것, 인간 삶의 경계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그 무엇을 새롭게 깨닫는 것, 이런 것들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즐겁고 기쁘게 보내기 위한 방법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는 확신한다. 거기에는 분명히 매우 깊은 그 무엇, 언제까지나 이어질 의미심장한 그 무엇이 있다고. 과학자든 일반인이든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삶의 고단함에 쉽게 지치지도 사무치는 외로움에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일상에서 분노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그 길을 걷다보면, 분노와 걱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활력과 흥분을 되찾을 수 있다.

철새의 이주, 썰물과 밀물의 갈마듦, 새봄을 알리는 작은 꽃봉오리, 이런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뿐더러 어떤 상징이나 철학의 심오함마저 갖추고 있다. 밤이 지나 새벽이 밝아오고,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오는 일. 이렇게 되풀이되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을 비롯한 상처 받은 모든 영혼이 치료받고 되살아난다.

레이첼 카슨, 센스 오브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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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e; sit on

좋아은경 2013. 11. 26. 01:16


sit on
좋아은경, 2013-


야채 한 단을 묶는 철사를 수집·해체하여 모빌을 만들었다.

"도시와 시골의 인공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종종 자기가 살고 있는 행성의 진정한 본질과 그 긴 역사(인류가 존재한 것은 그 속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에 대한 안목을 잊어버린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긴 대양 항해에 나서 날마다 파도가 넘실대는 수평선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밤에는 머리 위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지구의 자전을 인식하고, 물과 바다만 존재하는 이 세계에 홀로 서서 우주에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외로움을 느낄 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의 세계이며, 대륙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 수면 위로 잠시 솟아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1951


mobile works from abandoned wires.

"In the artificial world of his cities and towns, he often forgets the true nature of his planet and the long vistas of its history, in which the existence of the race of men has occupied a mere moment of time. The sense of all these things comes to him most clearly in the course of a long ocean voyage, when he watches day after day the receding rim of the horizon, ridged and furrowed by waves; when at night he becomes aware of the earth’s rotation as the stars pass overhead; or when, alone in this world of water and sky, he feels the loneliness of his earth in space. And then, as never on land, he knows the truth that his world is a water world, a planet dominated by its covering mantle of ocean, in which the continents are but transient intrusions of land above the surface of the all-encircling sea."
Rachel Carson, The Sea Around Us,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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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Dead birds

좋아은경 2013. 10. 25. 15:05

Dead Bird
좋아은경, 2013

버려진 포장용 철사의 금박을 벗겨내 죽은 새를 만드는 작업.

"과연 인간에게, 생물을 생명체라고는 부르지도 못할 만큼,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존재로 만들어 버릴 권리가 있는가? 방종하고 잔인한 수단으로 이 가련한 생명들의 목숨을 끊어버릴 권리가 과연 인간에게 있는가?"
레이첼 카슨, '동물 기계들' 머릿글, 1964

"Has he the right, as in these examples, to reduce life to a bare existence that is scarcely life at all? Has he the further right to terminate these wretched lives by means that are wantonly cruel? My own answer is an unqualified no ...It is my belief that man will never be at peace with his own kind until he has recognized the Schweitzerian ethic that embraces decent consideration for all living creatures—a true reverence for life."
Rachel Carson, from her Foreword to the book Animal Machines, by Ruth Harrison, 1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