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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달력을 만들었지만 그는 ‘불필요한 달력을 더는 쓰지 않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가볍고 폐기가 쉬운 철사 없는 친환경 달력, <더 편한 달력> 프로젝트가

매일 원치 않는 쓰레기로 씨름하시는 분들, 플라스틱으로 가득찬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유투브 채널 [제로웨이]에 소개되었습니다.



한겨레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 19편
철사 빼고 종이로만 제작해 분리배출 간편한 달력
취재·구성 김민제 기자 ㅣ 편집 이지혜 PD ㅣ 도움 채반석 기자 2022-01-20
기사전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28207.html

기념품이 쏟아지는 연초에는 굳이 사지 않아도 생기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게 달력입니다. 은행과 공공기관 등에서는 새해를 맞아 홍보용 달력을 무료로 나눠주곤 합니다. 특히 은행 달력은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덕분에 품귀현상을 빚기도 한다는데요.

그런데 이 달력, 버리려면 꽤 번거롭습니다. 철사로 된 스프링이 종이를 묶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안내를 보면, 서로 다른 재질인 종이와 철사를 따로 배출해야 합니다. 또 같은 종이더라도 색지나 비닐코팅지 등은 종이류가 아닌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게 맞습니다. 달력은 이런 소재가 섞여있어 스프링을 떼어낸 뒤 버려야 하는데, 이걸 떼어내려면 펜치 같은 공구까지 필요합니다.

최근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신박한 달력 하나가 등장했습니다. 스프링이 사라진 채 종이로만 이뤄진 탁상 달력입니다. 병풍처럼 접어 세워도 되고 메모지처럼 펼쳐 한쪽 벽에 붙여놓을 수도 있습니다. 버려진 철사로 각종 창작물을 만드는 예술가 ‘좋아은경’씨가 서울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탄생시킨 ‘더 편한 달력’입니다.

좋아은경씨가 종이로만 이뤄진 달력을 만들게 된 것은 버려지는 철사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입니다. “달력 스프링이나 빵끈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데, 재료를 구하기가 정말 쉽습니다. 버려지는 철사가 너무 많으니까. 버려지는 철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서 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길 바랄 정도거든요.” 이런 철사가 종이와 뒤섞여 폐기되는 모습을 본 뒤 그는 철사 폐기물을 줄이는 데 스스로 나서보기로 했습니다. “한 직장인 친구가 연초에 분리배출되지 않은 채로 버려진 탁상 달력 사진을 보내줬어요. 그 사진이 계기가 돼서 본격적으로 스프링 없는 달력을 만드는 데 돌입하게 됐죠.”

새로운 달력을 만들었지만 그는 ‘불필요한 달력을 더는 쓰지 않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대부분 휴대전화 속 전자 달력을 쓰는 시대에 종이 달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스프링이 사라진 새로운 형태의 달력을 제시하면서 실물 달력의 필요성을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합니다. “달력을 만들기에 앞서, 직장인 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인터뷰, 토론을 진행했어요. 84%가 탁상 달력을 무상으로 받았다고 답했고, 무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였어요. ‘사서 쓰는 건 좀 그렇다’는 답변이 많더라고요. 이런 응답이 ‘더 이상 달력은 필수품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당연한 것처럼 옆에 머무르는 물건의 쓸모를 따져보다 보면 쓰레기 배출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사회에 한발짝 더 가까워지는 것 아닐까요? 스프링 없는 달력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제로웨이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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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업 이야기가 자세히, 꼼꼼히, 멋지게 실렸습니다. 2015년 7월 23일자 한겨레 신문입니다. 기사 일부 옮깁니다.
+ 전문 보기 http://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01385.html

달력위 철사 새들, 환경을 노래하다
[짬] ‘철사 아티스트’ 김은경 씨

등록 :2015-07-22 19:56 수정 :2015-07-22 23:07

“디자인을 전공했나요?” 김씨에게 물었다. “아니요. 전 사회과학을 공부했어요.”

미술이나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그가 어떻게 철사 아티스트가 됐을까? 30대 초반이지만 그의 인생 여정은 남달랐다. 김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다. ... 그러던 가운데 김씨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그린 디자이너 1호’ 윤호섭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명예교수를 알게 됐다. 김씨는 “(윤 교수가) 디자인으로 환경운동을 하신다는 거예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도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색달랐어요. 정말 흥미로웠죠.”

“아직도 레이철 카슨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더 사명감이 느껴져요. 철사 작업도 재밌고요.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레이철 카슨의 메시지를 알리고 버려지는 철사를 활용하는 법을 알려주니 더 보람을 느껴요.”

‘그린 디자이너’의 삶에 가슴이 뛰었다던 고등학생이 이제는 또 한명의 ‘그린 디자이너’로 삶을 묵묵히 걷고 있다. 김씨는 오는 8월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숲갤러리에서 열리는 2015 녹색여름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