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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덕문화원의 대문이 활짝 열리는 아침 11시, 그전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밤 사이 안 쪽에 들여놓았던 작품을 다시 정원에 내놓는 일이었습니다.
매일매일 궁리하며 다른 곳에 작품을 놓았습니다. 하루 중에도 해의 움직임을 따라 위치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철사 필사가 모두 영문이기에 한글 번역문이 담긴 설명문이 잘 보이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설명문만 보아도 충분히 좋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작품 근처,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올려두었습니다.
포카혼타스 OST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의 가사,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를 철사로 옮긴 작품은, 정원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 아래 두었답니다.
꽃 한 번, 작품 한 번, 나무 한 번, 글귀 한 번.
평소에도 아름다웠던 꽃과 나무이지만 작품 글귀와 함께 보고 나니 새롭게,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말씀이 참 감사했습니다. 저와 이야기 나누고 볕이 잘 드는 툇마루에 앉아 한참 머물다 가시기도 했습니다.
전시기간 동안 빠짐없이 전시공간에 나갔습니다. 꿈결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올 한해 홀로 작업했던 #나무읽는목요일. 한껏 무르익은 꽃과 나무에 둘러싸여 나눌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가을 햇살도 공기도, 참 따스했습니다.
(거리두기 단계 발표를 기다리느라) 고작 전시오픈 이틀을 앞두고 드린 한참 늦은 알림, 일주일로 축소된 짧은 기간에도 찾아주시고 또 격려의 메시지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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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있는 작은 방
좋아은경
2020년 10월 13일(화) - 20일(화)
은덕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