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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아이들의 빛나는 눈빛 전합니다.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레이첼 카슨을 이야기하며 철사로 새 만드는 시간] 나누었습니다.
급하게 준비한 철사가 두껍고 구부리기 무척 어려웠는데, 아이들 전혀 개의치 않고 천진난만하게 이리저리 손쓰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흔쾌히 만남 마련해 준 Gamaliel Scholarship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Shining eyes of El Salvador.


I had the opportunity to talk about Rachel Carson and make birds out of wire with the children in San Salvador, the capital city. 
The prepared wire in a hurry was thick and not easy to bend, but they did not mind at all and participated with full of joy. I was very impressed.

 

Big thanks to the staffs of Gamaliel Scholarship for the hospitality and warm wel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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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열린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영상이 업로드 되었습니다.


[강연2] 버려지는 세상에서의 예술
매일 너무 많은 것들이 너무 쉽게 버려지는 세상. 버려지는 세상 속에서 잠깐의 쓰임을 하고 쓰레기 봉투로 들어가는 철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버려지는 다양한 철사를 재료로 삼은 예술가에게 이 세상은 어떤 의미일까요? 과잉 생산에 기초한 문화 속에서 우리의 손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과 생각을 나눕니다.

[연사 소개] 좋아은경, 친환경 예술가
버려지는 철사로 작업하는 철사 아티스트. 달력의 용수철에서 시작된 첫 작품에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을 붙이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작업, 전시, 워크숍을 통해 균형과 공존의 메시지, 레이첼 카슨의 유산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숲과 나무가 우리를 지키고 있음을 전하고자 매주 목요일마다 철사로 나무 글귀를 필사해 공개하는 '나무 읽는 목요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일시 : 2023년 11월 30일 (목) 저녁 7시~9시
장소 : 창비서교빌딩 지하2층 50주년홀
사회 : 홍승은 (집필노동자)


강연
- 진동과 조율: 숲과 바다와 마음의 연결 (정은혜, 에코오롯 대표)
- 버려지는 세상에서의 예술 (좋아은경, 친환경 예술가)
- 우리는 고치며 살아가고 싶다 (이원주, 리페어lab 활동가)
- 기후우울의 파도 타기 (장이정규, 생태심리연구소 소장)
- 오늘부터 우리는,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 (서연화, 여성환경연대 기후정의팀 팀장)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출처: 여성환경연대)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강연을 바탕으로 정리된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일다] 달력, 빵 끈, 채소 묶은 ‘폐철사’로 작업합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주관한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우리는 멸망하는 세상에서 틈새를 만든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기사입니다.   ▲ 환경 예술가 좋아은경. 여성환

m.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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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2024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4. 1. 12. 21:49

once found, 좋아은경, 2023, 폐철사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악화되는 기후로 나날이 근심이 늘어가는 요즘,

올해는 걸음걸음마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연습을 해보겠다는 작은 결심을 해봅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 건넵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와 그 아이를 인도하는 부모에게, 아는 것은 느끼는 것의 반만큼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훗날 지식과 지혜를 만들어내는 씨앗이라면 정서와 오감의 인상은 그 씨앗이 자라나는 비옥한 토양입니다. 어린 시절은 그 흙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아름다움, 새롭고 미지의 것에 대한 흥분, 동정심, 연민, 감탄 혹은 사랑의 감정과 같은 감각이 깨어나고 나면 우리는 그 정서적 반응을 불러온 대상에 대해 알고 싶어 집니다.
일단 발견되면 계속됩니다. 아이가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정보를 소화하도록 하는 것보다 아이가 알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레이첼 카슨 (1907-1964)


I sincerely believe that for the child, and for the parent seeking to guide him, it is not half so important to know as to feel. If facts are the seeds that later produce knowledge and wisdom, then the emotions and the impressions of the senses are the fertile soil in which the seeds must grow. The years of early childhood are the time to prepare the soil. Once the emotions have been aroused - a sense of the beautiful, the excitement of the new and unknown, a feeling of sympathy, pity, admiration or love - then we wish for knowledge about the object of our emotional response. Once found, it has lasting meaning. It is more important to pave the way for the child to want to know than to put him on a diet of facts he is not ready to assimilate.
- Rachel Carson, The Sense of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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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hold the earth dear 작업노트

좋아은경 2023. 7. 1. 19:15

hold the earth dear, 좋아은경, 2023, 폐철사

hold the earth dear.
여성환경연대의 에코페미니즘 공유공간 <플랫폼: 달>의 슬로건, “지구를 다정하게”를 철사로 옮겨썼습니다.


hold dear  to value highly, to care about greatly (=cherish)
높이 평가하다, 크게 신경 쓰다 (=소중히 하다)

hold  to have or keep (something) in your hand, arms, etc.
손, 팔 등에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

dear  loved or valued very much
매우 사랑받거나 가치 있게 여기는


존 버거의 책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의 영어 원제이자, 책에 실린 개리스 에번스의 시 〈hold everything dear〉에서 힌트를 얻어 번역되었다 전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는 제가 늘 곁에 두고 읽는 책이고, 제게 좌우명이 무엇이냐 물어오면 “hold everything dear”를 소개하기에 무척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나무읽는목요일> 중 철사로 옮기기도 했어요.

 

<방 안의 사람들 거리의 사람들 사람들 /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 개리스 에번스>, 좋아은경, 2022, 폐철사

 

'손'은 제가 집중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폐철사로 손을 만드는 워크숍을 열기도 합니다. 나의 손을 통해 내가 하루하루를, 삶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 나눕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 손가락으로 상대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어 보라. - 존 버거,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좋아은경, 2023, 폐철사

 

손, 소중히, 맞잡기.

제가 평소 아껴온 것들의 신비로운 연결로 인해, 작업의 실마리는 순조롭게 풀렸습니다.

작업하며 누군가의 손이 무척이나 절실한 순간을 맞기도 했는데요.
두 손 위에 철사를 올려놓은 채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제 요청에 기꺼이 내어준 고마운 손을 맞잡았습니다. 철사-글씨를 하나씩 사이좋게 올렸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만나 맞잡은 두 손은 달이며, 지구, 닫히는 원입니다.

한동안 몸에 새기며 문장의 의미를 생각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철사-글씨를 바탕으로 '레터링 타투'를 만들었습니다.
다르고 닮은 다양한 손들의 다정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hold the earth dear 지구를 다정하게.

대화와 연결, 환대의 공간 <플랫폼: 달>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플랫폼: 달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북로 75, 2층

화-토 12:00-18:00 (일월휴무)


hold the earth dear, 좋아은경, 2023, 폐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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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지표면의 가장 낮은 곳에서 자라난다.

숲과 산과 강이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상적인 투쟁에 나선 사람들의 어깨동무 안에서 자라난다."

 

- 아룬다티 로이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발췌

 


 

Arirang TV의 탄소발자국 저감 캠페인 [The GREENers](더 그리너스)에서
나무읽는목요일 프로젝트의 첫 문장, 아룬다티 로이의 글을 소개했습니다.

2분 30초의 영상, 아리랑 티비 채널에서 이번 주 유동적으로 여러 번 방영됩니다.

 


 

The GREERners 2회
버려지는 철사에 새 삶을 주는 철사 아티스트, 좋아은경

 

The GREERners Ep.2
Wire sculptor giving discarded wires a new life, yoa Eunkyung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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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교육지원센터 이로움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만났습니다.
겨울 방학 중 아침 워크숍. 바람 매섭게 차가웠는데도 모두 씩씩하게 찾아와 주었습니다.

코로나19로 보편화된 비대면 강연을 지양해 왔기에 모처럼 어린이 만나는 자리가 무척 설렜어요.
더 가깝게 만나고 싶어 화면으로 보는 슬라이드쇼 대신 스크랩북을 준비해 둘러앉았습니다.

편안한 분위기, 장난치고 웃다가도 발휘되는 집중력,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주저 없이 내놓고 경청하는 아이들의 자세에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그동안 이로움 센터를 통해 다양한 친구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왔다는 인상받았습니다.

 

제 작업을 보여주며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야기 나눈 뒤, 버려지는 철사로 작은 새 만드는 시간 가졌습니다.

 

나만의 작은 새 완성!

 

1월의 만남이기에 담당자 선생님께 해가 지난 달력이나 스케쥴러를 모아주실 수 있냐고 미리 부탁드렸어요.

한가득 준비해주신 덕분에 달력 철사 스프링을 빼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분리배출 해보았습니다. 

 

해가 지난 달력에서 철사 분리하기

 

 

 

두 번의 방문에서 커다란 에너지 얻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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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3. 1. 1. 15:18

요즘 사람들은 자연의 균형이란 삶이 단순했던 옛날에나 가능한 것이며, 이제는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넘겨버리면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먼 옛날 홍적세와는 다르겠지만 자연의 균형이란 오늘날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할 수 없듯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우리 역시 복잡하고 정확하며 고도로 잘 짜여진 생물계를 무시할 수 없다. 자연의 균형이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되는 '불변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균형이란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며 조절과 조정이 가능한 상태를 망한다.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균형에 대해 부쩍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언제라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세상 속에서 불안함과 무력감이 쏟아지곤 합니다. 레이첼 카슨이 말하는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에 대해 생각하며,

 

올해도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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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이 된다는 건, 오늘 당신이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하는 행동, 늘 사용하는 물건들로 일상의 행동을 제안하는 커뮤니케이션 그룹 <오늘의행동>.

 

생활 속 사회적행동을 함께 찾아나서는 '생활학자'로 초대되어

해 지난 달력을 해체하고, 나무문장을 몸과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해지난 달력에서 용수철을 분리하기 (사진 시사IN 제공)

 

레이첼 카슨의 문장 "자연의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을 함께 읽고 '새기는' <나무읽는목요일 퍼포먼스: TreesThursdays on body / in mind>


 

행동구독자를 위한 소셜트립 시리즈 07

오늘은 나무 문장을 새기는 행동: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나무읽는목요일과 '더 편한 달력'

 

“자연에서 그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버려진 철사로 다양한 예술활동을 이어 온 철사 아티스트 좋아은경 생활학자와 2022년도 달력을 분해하며 올해를 마무리하고 ‘더 편한 달력’으로 새롭게 살아볼 한 해를 준비해 봅니다. 또 각자의 일상 속에서 일주일 여간 나무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좋아은경 작가의 레터링 타투를 체험해 봅니다. 달력 분해, ‘더 편한 달력’, 종이, 나무, 나아가 기후위기까지 달력이라는 일상물을 통과하는 좋아은경 작가의 예술 세계와 우리가 오늘 할 수 있는 성찰과 행동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일시와 장소

  ▪일시 : 12. 03 (토) 오후 2시 ~ 4시
  ▪장소 :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2층 오픈스페이스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 프로그램 

 ▪ 2022년도 달력 분해 활동과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더 편한 달력’ 이야기
 ▪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레터링 타투 체험과 나무읽는목요일

 

👩‍🏭 만날 이 : 철사 아티스트, 좋아은경 생활학자

와이어 아티스트. 일상 속에서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철사를 수집해 작업한다.
달력의 스프링 용수철에서 시작된 첫 작품에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을 붙였고 이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작품과 워크숍을 통해 균형과 공존의 메시지, 레이첼 카슨의 유산을 전하고 있다.
https://www.yoaek.com/

 

🌳 더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한 질문과 답변

 ▪ 2022년도 달력 분해를 하는 거에요?
네, 스프링을 분리하지 않고 버리면 재활용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하지만 철사 분리가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좋아은경 생활학자가 아주 간단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신데요. 배워서 해보고, 내 달력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내어둔 달력도 슉슉 분리해내는 철사분리요정이 되어보세요!   

 ▪ ‘더 편한 달력’이 뭐에요?
재료의 선택, 제작, 사용, 폐기의 전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한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탁상달력이에요. 더 알고 싶다면 이 링크를 따라가보세요. https://blog.naver.com/yoaek_com/222596551223

 ▪ 레터링 타투는 얼마나 오래 가나요?
레터링 타투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조금씩 지워지기 시작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깨끗하게 지워져요. 

 ▪ 나무읽는목요일은 뭐에요?
매주 목요일, 나무/숲/식물 관련 글귀를 철사로 필사해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는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프로젝트예요.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따라가 보세요. https://www.yoaek.com/treesthursday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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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읽는목요일 퍼포먼스: TreesThursdays on body / in mind

좋아은경, 2022

 

레이첼 카슨의 "자연의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 - Rachel Carson)"를 함께 읽고 '새기는' TreesThursdays on body / in mind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나무와 숲에 관련된 글귀를 철사로 필사해 매주 목요일마다 공개하는 #나무읽는목요일 프로젝트의 100번째 문장이다.

얼마간 몸에 지니고 다니며 그 뜻을 음미하는 쉼표, 가 되기를.

 

nothing exists alone(나무읽는목요일), 좋아은경, 2022, 폐철사

 

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 문장 낭송, 2022 녹색여름전, 그린캔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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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9월 27일 출간된 레이첼 카슨의 혁명적인 환경 고전 <침묵의 봄>.

오늘 60주년을 맞습니다.

 

DDT로 대표되는 유독성 화학물질 오남용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는 <침묵의 봄>은 기술 · 산업의 발전과 고도성장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던 시대에 집필되었습니다.

인간이 땅과 물, 동식물은 물론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고 답을 끌어 낸, 그야말로 세상을 바꾼 책입니다. 우리는 <침묵의 봄>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60년 전에 쓰인 <침묵의 봄>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책의 어느 부분을 펼쳐 읽어도 녹슬지 않고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 책을 읽기에 시의적절해 보입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바다 생태계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아름다운 문체로 대중에게 전하는 세 권의 책 모두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렸던 레이첼 카슨은 화학물질과 그로 인한 파괴라는 어려운 주제 역시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썼습니다.

 

책의 제목 <침묵의 봄>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의 시('호수의 풀들은 시들어 가고 새들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네')에서 빌려왔고, 책을 여는 글은 짧은 우화입니다.


<침묵의 봄>은 총 17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내일을 위한 우화' 다음으로 물, 흙, 식물 등 세부적인 주제에 대한 장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평소 잊고 지내지만) 우리 생존의 필수적인 요소들이 어떤 위험에 어떻게 처해 있는지, 이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각 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을 골라 옮깁니다.

1장 내일을 위한 우화

이렇듯 세상은 비탄에 잠겼다. 그러나 이 땅에 새로운 생명 탄생을 금지한 것은 사악한 마술도 아니고 악독한 적의 공격도 아니었다. 사람들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이렇게 시간은 생명체의 생존에 있어 필수적 요소였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충분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3장 죽음의 비술

오늘날에는 인생을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화학물질들이 몸속에 계속 축적되는 것이다.

 

4장 지표수와 지하수

우리는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5장 토양의 세계

대륙의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층인 토양은 인간을 비롯한 지상 모든 생물들의 생존을 결정한다. 토양이 없다면 식물은 자라지 못하고 식물이 없으면 동물 역시 살아남을 수 없다.

 

6장 지구의 녹색 외투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토양과 그 속 혹은 그 위에 살고 있는 생명체 사이에는 상호의존적이고 상호이익을 주는 관계가 존재한다.

 

7장 불필요한 파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계산했기에 '너무 비싸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일까? (…) 화학물 살포에 의한 총체적인 파괴라는 진짜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8장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유독물질의 연쇄 작용을 일으켜 죽음의 물결을 퍼뜨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런 사람이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그가 결정을 내릴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9장 죽음의 강

언제쯤이면 세상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충분히 깨닫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게 될 것인가?

 

10장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가장 비싸고 가장 피해가 크며 그 효과는 제일 적다.

 

11장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상표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경고문이 적혀 있는데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다.

 

12장 인간의 대가

우리 몸 속에도 생태계가 존재한다.

 

13장 작은 창을 통해서 

염색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우리 스스로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싹이 안 나는 감자나 모기가 없는 안뜰을 위해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은 아닐까?

 

14장 네 명 중 한 명

발암물질의 '안전 허용량'을 인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발암물질은 전혀 검출되지 않아야 정상이 아닐까?

 

15장 자연의 반격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16장 밀려오는 비상 사태

문제를 해결한다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 잘 생각해야 한다.

 

17장 가지 않은 길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동안 무분별하고 놀라운 위험을 강요당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충분히 인내해온 우리가 마지막으로 '알 권리'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그때야말로 독극물로 세상을 가득 채우려는 사람들의 충고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어떤 또 다른 길이 열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금, 김은형 옮김, 에코리브르, 2003)

 


레이첼 카슨은 지구 생명의 역사, 생명체와 환경의 상호 작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거미줄처럼 짜인 생태계의 상호의존성을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 지구 생명의 역사는 생명체와 그 환경의 상호작용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 지구 상에 사는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수억 년이 걸렸다.

- 단지 몇 년이 아니라 수천 년에 이르는 시간동안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 결과 적절한 균형 상태에 도달한다.

-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 식물과 대지, 식물과 식물, 식물과 동물 사이에는 절대 끊을 수 없는 친밀하고 필수적인 관계가 존재한다. 식물 역시 생명계를 구성하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일부이다.

- 자연이 스스로 결정한 이런 정확하고 미묘한 타이밍에 의해 어떤 야생벌은 버드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는 바로 그날 등장한다.

-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단순히 흐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부단히 진화와 분화를 거쳐 이뤄진 생태계의 적절한 균형 상태를 부주의한 우리 인간이 깨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 냈기에 그 문제를 해결할 힘도 우리에게 있습니다. 

 

- 20세기에 들어서 오직 단 하나의 생물종, 즉 인간만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위력을 획득했다.

- 환경에 대한 인간의 공격 중 가장 놀라운 것은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유독물질로 공기와 토양과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킨 일이었다.

- 인간의 충동적이고 부주의한 활동에 의해 자연의 신중한 속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변화가 초래된다.

- 이제는 인간의 상상력이 고안해내고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그렇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는 어떤 대응 상대로 없는 합성물질에도 적응해야만 한다.

- 자연은 자연계에 다양성을 선사했지만 인간은 이를 단순화하는 데 열성을 보이고 있다.

- 지성을 갖춘 인간들이 원치 않는 몇 종류의 곤충을 없애기 위해 자연환경 전부를 오염시키고 그 자신까지 질병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를 궁금해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저지른 일이다.

- 독극물의 고의적인 방류가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자행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 우리는 가끔 이런 관계를 교란시키는 선택을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한참 후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려 깊게 생각해야 한다.

- 오늘날 대부분의 발암물질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바로 사람이다. 그러므로 만일 원하기만 한다면 그 위험물질의 상당수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레이첼 카슨은 DDT를 비롯한 유독성 화학물질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는 어떤 해결책을 내놓고 실행하기 전에 그것이 과연 최선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그로 인한 파급효과까지 면밀하게 따져보고 충분히 탐색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시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합니다.

 

- 미국에 들어온 후 40여 년 동안 불개미들은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  그런데 치명적인 위력을 지닌 화학약품의 개발과 함께 불개미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갑작스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1957년 미국 농무부는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캠페인을 착수했다. 정부간행물과 영화 등에서 불개미가 갑자기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어 남부 농업의 파괴자이자 조류, 가축, 인간들을 죽이는 존재로 묘사되었다.

-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독성이 있고 생물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살충제를 그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손에 쥐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 진정한 비용은 그저 돈으로만 환산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려할 가치가 있는 숨은 비용도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 유독물질의 연쇄작용을 일으켜 죽음의 물결을 퍼뜨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우리가 잠시동안 권력을 맡긴 관리들이다.

 

<침묵의 봄> 서문에서 린다 리어는 "카슨은 자기만족적이고 점점 부유해지는 전후 세대를 향해서 '정부가 자신들을 보살펴주리라 믿어서는 안 되고 시민 개개인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살펴야 하며, 자신을 잘못된 길로 이끌려는 의도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고 밝힙니다.

레이첼 카슨은 대중들이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결정을 그저 믿고 따라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 사람들은 효력도 덜하고 훨씬 해로운 수단을 어쩔 수 없다며 그저 받아들인다.

- 아무런 대응책이 없다는 듯 우리는 화학물질이라는 죽음의 비를 수수방관하며 맞고 있다. 하지만 대안은 곳곳에 존재하며 인간이 특유의 지적능력을 발휘한다면 더 많은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 틀림없다.

- 평범한 시민이라면 우아한 판매 기술과 얼굴 없는 설득자에게 속아넘어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물질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자신이 이런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 우리가 결정을 내리려면 현재 벌어지는 상황과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진 로스탄드는 이런 말을 했다.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을 완성하기까지 4년이 넘는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화학산업체와 그들로부터 지원 받는 과학자, 언론의 공격이 예상되었기에 모든 데이터와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했습니다.

참고문헌이 55쪽이나 되는데, 카슨은 '사실들을 모두 모아서 그것들이 스스로 말하게끔 해야 한다'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 시기에 카슨은 암과도 싸웠습니다.

오진으로 치료 시기를 놓쳤던 카슨은 몸이 너무 약해져서 글을 쓰기 위해 앉아 있는 것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바다에 관한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책을 쓸 수 있었지만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을 알면서도 <침묵의 봄>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마치 에이브러햄 링컨이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비겁하다'라고 외쳤을 때와 같은 의무감에서 비롯되었다"라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적었습니다.

 

화학산업체는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의 출판사를 소송하는 것에 실패하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레이첼 카슨을 공격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공격이 거세질수록 대중들은 <침묵의 봄>이 들려주는 진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시민들은 정부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당시 케네디 정부는 특별 위원회(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고, 최종보고서에서 <침묵의 봄>이 말하는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후 미국에 환경부가 창설되었고 미국 환경부는 자신들을 '레이첼 카슨의 그림자'라고 부릅니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이 출간되고 2년이 되지 않은 1964년 4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위대한 책, 위대한 삶. <침묵의 봄>과 레이첼 카슨 함께 읽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