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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모두를 위한 화면 해설, 재활용 선별장 : 대한민국 필수노동자이지만 다치면서 일하는 게 일상입니다>에 초대합니다.
전시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사진과 화면 해설이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전시장이 된답니다. 포스터에 담긴 큐알 코드를 스캔해보세요.
 
 
재활용 선별장
- 선별원을 만나기 위한 여성환경연대 모찌의 여정

실천하는 에코페미니스트들의 플랫폼 [여성환경연대]에는 여성건강팀이 있어요. 팀장 모찌(안현진)님은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하는 9년 동안 월경권 운동 등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모찌님은 재활용 선별장, 특히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대부분이 중장년 여성이고, 지방의 민간 업체에는 이주민 여성도 많다는 소문은 무성한데, 그 실체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년의 국가 통계, 폐기물 관련 자료 등 관련 문건을 뒤져봐도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해요. 고용노동통계포털과 같은 공식 통계에서조차 부재해 존재 자체가 가려지고 지워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찌님은 직접 현장으로 가서 알아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많은 재활용 선별장이 민간 위탁을 받아 폐쇄적으로 운영되기에 방문 시도 자체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여러 방법을 찾아본 끝에 전국환경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주간경향 이혜리 기자님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모찌님은 두 달 동안 6개 시설을 방문해 15명의 선별 노동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고 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드디어 드러난 실체,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의 평균 나이는 55.2세, 94.8%가 여성.

노동자 전원이 작업 중 찔리거나 베인 적이 있고, 분진, 악취, 추위, 더위,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끼임, 추락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크지만 이를 막는 안전장치가 미비해 박스 등으로 덧대어 놓았고, 장갑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 보호 장비 지급도 부족했고, 안전 교육도 미흡했고, 작업 매뉴얼도 없어 노동자의 노하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였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위험물질을 다루는 직군이 아니지만 잘못 배출된 농약 등 다양한 화학 물질과 주삿바늘 등 의료 폐기물에 수시로 노출됩니다. 작업자의 신체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높이와 넓이의 컨베이어 벨트 앞에 온종일 서서 허리를 굽혀 반복 작업을 합니다. 플라스틱만 해도 7종류. 알루미늄, 유리 등 엄청난 가짓수의 재질을 단숨에 파악해 1초에 2개 이상을 집어내는 고도의 숙련 노동자. 그러나 단순 노무직으로 분류되어 위험 요소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여성환경연대는 2025년 지구의 날, 재활용 선별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집중 조명한 국내 최초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많은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재활용 선별장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전시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제게 도움을 요청해왔고 모찌님을 만났습니다.


모두를 위한 화면 해설
- 선별원의 일터에 초대하기 위한 나의 여정

나, 버려지는 철사를 수집해 작업하는 철사 아티스트. 그 누구 못지않게 쓰레기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오래 공부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철사 제본 없는 <더 편한 달력>²을 만들며 종이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분리배출이 쉬운 달력의 형태를 연구했고, 적어도 종이 재활용 분야에서는 준전문가일거라고 자부했건만.

모찌님의 여정을 듣고 나서 저는 문자 그대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 분노 :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지?
- 부끄러움 : 내가 당연하다는 듯이 누리고 있는 편리가 필수노동자의 고통과 희생으로부터 온다니? 나는 왜 몰랐지?
- 좌절 : 도대체 해결할 수 있긴 한가?
- 희망 : 문제가 명확하고 해결책도 명확하다! 잘 알리면 된다! 환경미화원의 사례를 보자!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동안 저는 쓰레기라는 물질과 처리장이라는 시설에만 집중해왔어요.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으니 그곳이 누군가의 일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매주 화요일 저는 아파트 단지 내 마련된 분리수거장에서 꼼꼼히 분리배출하고 홀가분합니다. 폐기물은 수요일 아침 운반 차량에 실려 어딘가로 갑니다. 이쯤 되면 누군가에게 간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요? 어딘가에서 나의 폐기물을 건네받은 누군가를 나는 전혀 모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이제 사진을 골라보자'라며 모찌님의 사진첩을 열었는데 아, 사진이 너무 평범해 보였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어지럽도록 빠른 컨베이어 벨트 속도, 두통을 유발할 정도의 큰 소음,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악취, 작업장과 작업복 곳곳에 쌓이는 유릿가루, 먼지와 분진, 모든 선별원의 손과 팔에 남은 상처, 다치는 게 너무 흔해서 어지간해서는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 작업장 분위기는 사진에 포착될 수 없으니까요.

엄청나게 쌓인 스티로폼을 처리하는 작업장 사진을 보며 '스티로폼이 하얀색이고 가벼워서 그런지 쾌적해 보인다'는 제 말에 모찌님은 깜짝 놀라며 그 어느 작업장 보다 견디기 힘든 냄새가 난다고 했어요. 선별을 마친 스티로폼을 파쇄하고 고온으로 압출해 부피를 줄이는 공정이 바로 옆에서 이루어져 눈과 코가 시릴 정도라고요. 아……
 
"이곳은 작업 환경이 좀 나은가 봐요, 안전모랑 귀마개를 안 하고 계시네요."
"그게 아니라 사업장이 지급을 안 해서……"
"아……"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전시 오픈까지 제게 주어진 시간은 단 50일. 카페 안쪽에 갤러리로 마련된 작은 공간에 적당한 사진을 골라 거는 일을 넘어, 모두에게 닿을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시장을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과 토크쇼가 열리는 공간적 구심점으로 삼되 시공간을 확장해야 했습니다. 전국, 아니 전 세계가 공유하는 문제이니까요.
 
화면 해설이 떠올랐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을 지원하며 익숙해진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요. 저는 올해 장애 예술가들과 협업을 하면서 그 중요성을 알게 되었어요.
 
관람객에게 <모두를 위한 화면 해설>을 제공합니다. 화면 해설을 보조수단이 아닌 전면에 내세워 한 장의 사진 속 숨어 있는 위험 요소를 구석구석 차근차근 짚어가도록 했습니다.

사진과 음성 해설이 담긴 영상에 한글과 영어 자막을 넣었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언제든 대한민국 재활용 선별원의 일터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사람보다 이윤이 앞서는 사회에서
안전이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내내, 도무지 풀리지 않는, 이해되지 않아 답답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일부 자원순환 시설이 드넓은 공원 아래, 지하에 있다는 것이었어요.

아파트 높이로 4층~8층 규모의 자원순환 시설을 지하에 건설합니다. 수시로 운반 차량이 드나들며 폐기물을 내려놓습니다. 재활용 가능 자원을 골라내는 선별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하수 처리도 합니다. 소각, 파쇄, 고온 압출, 압축 등 다양한 공정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지하에서 만들어진 재생원료는 다시 운반 차량에 실려 각각의 재활용 공장으로 갑니다.

지하에 건설하는 것이 (단순히 생각해봐도) 돈도 훨씬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유지 보수하며 운영하는 것도 훨씬 까다롭지 않을까요? 왜 그렇게 큰돈과 엄청난 기술력과 시간을 들여 시설과 폐기물, 노동자를 지하에 넣어야 할까요? 지하주차장에 들어가기만 해도 차량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로 답답하고 머리가 아픈데, 그 안에서 누군가는 폐기물 처리를 해야 한다니?

지역 주민들은 재활용 선별장 등 자원순환 시설에 대해 악취, 소음, 분진, 미관 등의 민원을 제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국의 지자체는 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생활체육시설(공원)을 만드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지하에는 자원순환 시설, 지상에는 쇼핑몰 등을 지어 '외국의 사례'처럼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외국의 사례'는 그런 게 아니라, 지상에 건설된 자원순환 시설 자체가 랜드마크가 되어 폐기물과 자원순환에 대해 배우는 학습의 장이 된다고 하네요.

자원순환 시설을 지하에 지어 악취, 소음, 분진의 민원을 해결할 수 있더라도, 그 안에서 악취, 소음, 분진과 함께 일하는 노동자의 문제를 지하화해 지울 수는 없습니다. 폐기물 처리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일상을 위한 공공의 노동인데, 이를 수행하는 노동자는 햇빛을 받지 못해 비타민D를 제공⁴받아야 하는 건강하지 못한 노동 환경에 놓입니다.

지하화에 드는 비용이 궁금했습니다. 찾아보니 2025년 하반기 완공되는 서울의 한 자원순환센터는 기존의 지하 1층과 지상 2층 건설 계획에서 완전지하화로 변경하며 증가한 공사비가 500억 원. 총 999억 원이 든다고 합니다.⁵ 그렇게 큰돈을 들여 지하에 짓고 비용을 절감한다며 민간에 위탁해 운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하화한 자원순환시설을 성공사례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정반대로 완전한 실패사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람보다 이윤'이 앞서는 사회에서 '안전'은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기업의 책임회피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노동자의 생명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죽음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⁶


눈에만 안 보이면 된다며
양탄자 밑으로 먼지를 쓸어 넣어 버리는
형편없는 살림꾼
 
현대적인 방식이 만들어낸 엄청난 쓰레기 처리 문제에 직면할 때면 … 우리는 과학의 안내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눈에만 안 보이면 된다며 양탄자 밑으로 먼지를 쓸어 넣어 버리는 속담 속의 형편없는 살림꾼처럼 행동합니다. -레이첼 카슨⁷
 
혁명적인 환경 고전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첼 카슨은 1963년 연설에서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 시절 미국에서는 유독가스를 대기로 내보내고, 오염물질과 원자력 저준위 폐기물을 바다에 버렸다고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된다는 듯이 도시 외곽과 지하로 폐기물을 실어 보내고 있습니다.

쓰레기 왜 이렇게 많이 생기는 걸까요?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줬다' 같은 흔한 농담처럼 과대 포장이 한 몫 합니다. 전체 생활폐기물에서 택배 상자와 같은 포장재를 비롯한 포장 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량 기준으로 30%, 부피 기준으로는 50%에 달하고,³ 플라스틱의 경우 73.2%가 식품 포장재라고 합니다.⁹
 
이에 2024년 유럽의회는 보다 효과적으로 포장 폐기물을 감축하고 자원 재활용을 강화하며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려는 조치로서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을 가결¹⁰했고, 유럽 전역에 체인을 운영하는 독일의 마트 리들은 자체적으로 비닐포장의 두께를 25% 얇게 하는 등 플라스틱 쓰레기를 2025년까지 20% 감소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¹¹
 
<쓰레기의 세계사>에서 로만 쾨스터는 우리는 쓰레기를 생산하지만 보통은 자의가 아니라며 '왜 이렇게 많은 것을 버릴 수 있고 어떻게 이러한 현상을 등한시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자원낭비는 '대부분 폐기될 것을 알면서도 과도하게 상품을 생산하는 경제 체제의 병든 이면 비춘다'고 지적하고, '극도로 높은 생산 효율성과 엄청난 자원 낭비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힙니다.
 
많이 버린 뒤에 많이 재활용되기를 희망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재활용은 에너지 집약적입니다.¹³ 특히 플라스틱의 경우 플라스틱의 재활용보다 신종 플라스틱(Virgin Plastic)의 생산이 훨씬 더 저렴¹⁴하고, 다양하게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용도와 재질이 재활용을 어렵게 합니다.¹⁵ 재처리 방안을 모색하기에 앞서 배출 규제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필수노동자가 다치면서 일하는 것이 과거의 일이 되도록,
재활용 선별원의 안전을 위한 서명 운동
 
개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개인이기를 중단하세요.
- 빌 맥키번¹⁶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2026년 수도권부터 시작해 2030년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법이 시행되면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선별이나 소각 없이 매립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를 처리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재활용 선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의 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많은 연구와 논의가 '수거'와 '운반'에 멈춰 있습니다. 폐기물관리법,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기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폐기물관리법 제정, 개정을 통해 재활용 선별 노동자에 대한 안전기준이 마련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이 개선돼 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재활용 선진국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¹⁷
 
시민의 관심은 늘 우리의 안전망을 구축해왔습니다.
여성환경연대의 서명 운동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서명 운동하러 가기


¹ 재활용 선별원 노동 안전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2025. 04, 여성환경연대
² [더 편한 달력]. 2021년 좋아은경이 제작한 친환경 탁상달력으로 탁상달력 체크리스트, 가이드북도 함께 만들어 배포했다.
³ 해외 쓰레기 처리시설 ‘님비’서 ‘핌피’로, 한진숙 기자, 2020-12-30, 헤럴드경제
비타민D 결핍에 청력 재검만 5년째…화재 나면 다 죽어요, 전남CBS 박사라 기자, 2023-06-14, 노컷뉴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완전지하화 건립에 999억 원 필요, 정민구 기자, 2019.03.22., 은평시민신문
이재명, 2025년 6월 2일, 페이스북
⁷ 『잃어버린 숲』, 레이첼 카슨, 2004, 그물코
'연 40억 개' 택배 쓰레기 줄여야 하지만…현실의 벽에 규제 후퇴, 이재영 기자, 2024-03-07, 연합뉴스
그린피스 “플라스틱 폐기물 73%는 식품 포장재”, 황원규 기자, 2022.12.14, 더나은미래
¹⁰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PPWR) 주요 내용, 2024-06-27, 법률신문
¹¹ 『쓰레기책: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 이동학, 2020, 오도스
¹² 『쓰레기의 세계사』, 로만 쾨스터, 2024, 흐름출판
¹³ 『사라진 내일』, 헤더 로저스, 2009, 삼인
¹⁴ [포춘US] 플라스틱 재활용의 악순환, VIVIENNE WALT 기자, 2020.07.01, 포춘 코리아
¹⁵ 플라스틱 재활용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홍수열 2021.04.08, 라이프인
¹⁶ 재인용,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 데이비드 로이, 2020
¹⁷ 지속 가능한 환경실천, 재활용 선별의 중심에 '사람'이 있습니다, 장보영 기자, CC(클라이마투스 컬리지), 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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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아이들의 빛나는 눈빛 전합니다.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레이첼 카슨을 이야기하며 철사로 새 만드는 시간] 나누었습니다.
급하게 준비한 철사가 두껍고 구부리기 무척 어려웠는데, 아이들 전혀 개의치 않고 천진난만하게 이리저리 손쓰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흔쾌히 만남 마련해 준 Gamaliel Scholarship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Shining eyes of El Salvador.


I had the opportunity to talk about Rachel Carson and make birds out of wire with the children in San Salvador, the capital city. 
The prepared wire in a hurry was thick and not easy to bend, but they did not mind at all and participated with full of joy. I was very impressed.

 

Big thanks to the staffs of Gamaliel Scholarship for the hospitality and warm wel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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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열린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영상이 업로드 되었습니다.


[강연2] 버려지는 세상에서의 예술
매일 너무 많은 것들이 너무 쉽게 버려지는 세상. 버려지는 세상 속에서 잠깐의 쓰임을 하고 쓰레기 봉투로 들어가는 철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버려지는 다양한 철사를 재료로 삼은 예술가에게 이 세상은 어떤 의미일까요? 과잉 생산에 기초한 문화 속에서 우리의 손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과 생각을 나눕니다.

[연사 소개] 좋아은경, 친환경 예술가
버려지는 철사로 작업하는 철사 아티스트. 달력의 용수철에서 시작된 첫 작품에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을 붙이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작업, 전시, 워크숍을 통해 균형과 공존의 메시지, 레이첼 카슨의 유산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숲과 나무가 우리를 지키고 있음을 전하고자 매주 목요일마다 철사로 나무 글귀를 필사해 공개하는 '나무 읽는 목요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일시 : 2023년 11월 30일 (목) 저녁 7시~9시
장소 : 창비서교빌딩 지하2층 50주년홀
사회 : 홍승은 (집필노동자)


강연
- 진동과 조율: 숲과 바다와 마음의 연결 (정은혜, 에코오롯 대표)
- 버려지는 세상에서의 예술 (좋아은경, 친환경 예술가)
- 우리는 고치며 살아가고 싶다 (이원주, 리페어lab 활동가)
- 기후우울의 파도 타기 (장이정규, 생태심리연구소 소장)
- 오늘부터 우리는,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 (서연화, 여성환경연대 기후정의팀 팀장)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출처: 여성환경연대)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강연을 바탕으로 정리된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일다] 달력, 빵 끈, 채소 묶은 ‘폐철사’로 작업합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주관한 제8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우리는 멸망하는 세상에서 틈새를 만든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기사입니다.   ▲ 환경 예술가 좋아은경. 여성환

m.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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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2024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4. 1. 12. 21:49

once found, 좋아은경, 2023, 폐철사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악화되는 기후로 나날이 근심이 늘어가는 요즘,

올해는 걸음걸음마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연습을 해보겠다는 작은 결심을 해봅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 건넵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와 그 아이를 인도하는 부모에게, 아는 것은 느끼는 것의 반만큼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훗날 지식과 지혜를 만들어내는 씨앗이라면 정서와 오감의 인상은 그 씨앗이 자라나는 비옥한 토양입니다. 어린 시절은 그 흙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아름다움, 새롭고 미지의 것에 대한 흥분, 동정심, 연민, 감탄 혹은 사랑의 감정과 같은 감각이 깨어나고 나면 우리는 그 정서적 반응을 불러온 대상에 대해 알고 싶어 집니다.
일단 발견되면 계속됩니다. 아이가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정보를 소화하도록 하는 것보다 아이가 알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레이첼 카슨 (1907-1964)


I sincerely believe that for the child, and for the parent seeking to guide him, it is not half so important to know as to feel. If facts are the seeds that later produce knowledge and wisdom, then the emotions and the impressions of the senses are the fertile soil in which the seeds must grow. The years of early childhood are the time to prepare the soil. Once the emotions have been aroused - a sense of the beautiful, the excitement of the new and unknown, a feeling of sympathy, pity, admiration or love - then we wish for knowledge about the object of our emotional response. Once found, it has lasting meaning. It is more important to pave the way for the child to want to know than to put him on a diet of facts he is not ready to assimilate.
- Rachel Carson, The Sense of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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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hold the earth dear 작업노트

좋아은경 2023. 7. 1. 19:15

hold the earth dear, 좋아은경, 2023, 폐철사

hold the earth dear.
여성환경연대의 에코페미니즘 공유공간 <플랫폼: 달>의 슬로건, “지구를 다정하게”를 철사로 옮겨썼습니다.


hold dear  to value highly, to care about greatly (=cherish)
높이 평가하다, 크게 신경 쓰다 (=소중히 하다)

hold  to have or keep (something) in your hand, arms, etc.
손, 팔 등에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

dear  loved or valued very much
매우 사랑받거나 가치 있게 여기는


존 버거의 책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의 영어 원제이자, 책에 실린 개리스 에번스의 시 〈hold everything dear〉에서 힌트를 얻어 번역되었다 전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는 제가 늘 곁에 두고 읽는 책이고, 제게 좌우명이 무엇이냐 물어오면 “hold everything dear”를 소개하기에 무척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나무읽는목요일> 중 철사로 옮기기도 했어요.

 

<방 안의 사람들 거리의 사람들 사람들 /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 개리스 에번스>, 좋아은경, 2022, 폐철사

 

'손'은 제가 집중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폐철사로 손을 만드는 워크숍을 열기도 합니다. 나의 손을 통해 내가 하루하루를, 삶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 나눕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 손가락으로 상대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어 보라. - 존 버거,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좋아은경, 2023, 폐철사

 

손, 소중히, 맞잡기.

제가 평소 아껴온 것들의 신비로운 연결로 인해, 작업의 실마리는 순조롭게 풀렸습니다.

작업하며 누군가의 손이 무척이나 절실한 순간을 맞기도 했는데요.
두 손 위에 철사를 올려놓은 채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제 요청에 기꺼이 내어준 고마운 손을 맞잡았습니다. 철사-글씨를 하나씩 사이좋게 올렸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만나 맞잡은 두 손은 달이며, 지구, 닫히는 원입니다.

한동안 몸에 새기며 문장의 의미를 생각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철사-글씨를 바탕으로 '레터링 타투'를 만들었습니다.
다르고 닮은 다양한 손들의 다정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hold the earth dear 지구를 다정하게.

대화와 연결, 환대의 공간 <플랫폼: 달>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플랫폼: 달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북로 75, 2층

화-토 12:00-18:00 (일월휴무)


hold the earth dear, 좋아은경, 2023, 폐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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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지표면의 가장 낮은 곳에서 자라난다.

숲과 산과 강이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상적인 투쟁에 나선 사람들의 어깨동무 안에서 자라난다."

 

- 아룬다티 로이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발췌

 


 

Arirang TV의 탄소발자국 저감 캠페인 [The GREENers](더 그리너스)에서
나무읽는목요일 프로젝트의 첫 문장, 아룬다티 로이의 글을 소개했습니다.

2분 30초의 영상, 아리랑 티비 채널에서 이번 주 유동적으로 여러 번 방영됩니다.

 


 

The GREERners 2회
버려지는 철사에 새 삶을 주는 철사 아티스트, 좋아은경

 

The GREERners Ep.2
Wire sculptor giving discarded wires a new life, yoa Eunkyung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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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교육지원센터 이로움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만났습니다.
겨울 방학 중 아침 워크숍. 바람 매섭게 차가웠는데도 모두 씩씩하게 찾아와 주었습니다.

코로나19로 보편화된 비대면 강연을 지양해 왔기에 모처럼 어린이 만나는 자리가 무척 설렜어요.
더 가깝게 만나고 싶어 화면으로 보는 슬라이드쇼 대신 스크랩북을 준비해 둘러앉았습니다.

편안한 분위기, 장난치고 웃다가도 발휘되는 집중력,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주저 없이 내놓고 경청하는 아이들의 자세에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그동안 이로움 센터를 통해 다양한 친구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왔다는 인상받았습니다.

 

제 작업을 보여주며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야기 나눈 뒤, 버려지는 철사로 작은 새 만드는 시간 가졌습니다.

 

나만의 작은 새 완성!

 

1월의 만남이기에 담당자 선생님께 해가 지난 달력이나 스케쥴러를 모아주실 수 있냐고 미리 부탁드렸어요.

한가득 준비해주신 덕분에 달력 철사 스프링을 빼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분리배출 해보았습니다. 

 

해가 지난 달력에서 철사 분리하기

 

 

 

두 번의 방문에서 커다란 에너지 얻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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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2023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3. 1. 1. 15:18

요즘 사람들은 자연의 균형이란 삶이 단순했던 옛날에나 가능한 것이며, 이제는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넘겨버리면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먼 옛날 홍적세와는 다르겠지만 자연의 균형이란 오늘날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할 수 없듯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우리 역시 복잡하고 정확하며 고도로 잘 짜여진 생물계를 무시할 수 없다. 자연의 균형이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되는 '불변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균형이란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며 조절과 조정이 가능한 상태를 망한다.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균형에 대해 부쩍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언제라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세상 속에서 불안함과 무력감이 쏟아지곤 합니다. 레이첼 카슨이 말하는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에 대해 생각하며,

 

올해도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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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이 된다는 건, 오늘 당신이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하는 행동, 늘 사용하는 물건들로 일상의 행동을 제안하는 커뮤니케이션 그룹 <오늘의행동>.

 

생활 속 사회적행동을 함께 찾아나서는 '생활학자'로 초대되어

해 지난 달력을 해체하고, 나무문장을 몸과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해지난 달력에서 용수철을 분리하기 (사진 시사IN 제공)

 

레이첼 카슨의 문장 "자연의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을 함께 읽고 '새기는' <나무읽는목요일 퍼포먼스: TreesThursdays on body / in mind>


 

행동구독자를 위한 소셜트립 시리즈 07

오늘은 나무 문장을 새기는 행동: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나무읽는목요일과 '더 편한 달력'

 

“자연에서 그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버려진 철사로 다양한 예술활동을 이어 온 철사 아티스트 좋아은경 생활학자와 2022년도 달력을 분해하며 올해를 마무리하고 ‘더 편한 달력’으로 새롭게 살아볼 한 해를 준비해 봅니다. 또 각자의 일상 속에서 일주일 여간 나무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좋아은경 작가의 레터링 타투를 체험해 봅니다. 달력 분해, ‘더 편한 달력’, 종이, 나무, 나아가 기후위기까지 달력이라는 일상물을 통과하는 좋아은경 작가의 예술 세계와 우리가 오늘 할 수 있는 성찰과 행동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일시와 장소

  ▪일시 : 12. 03 (토) 오후 2시 ~ 4시
  ▪장소 :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2층 오픈스페이스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 프로그램 

 ▪ 2022년도 달력 분해 활동과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더 편한 달력’ 이야기
 ▪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레터링 타투 체험과 나무읽는목요일

 

👩‍🏭 만날 이 : 철사 아티스트, 좋아은경 생활학자

와이어 아티스트. 일상 속에서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철사를 수집해 작업한다.
달력의 스프링 용수철에서 시작된 첫 작품에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을 붙였고 이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작품과 워크숍을 통해 균형과 공존의 메시지, 레이첼 카슨의 유산을 전하고 있다.
https://www.yoaek.com/

 

🌳 더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한 질문과 답변

 ▪ 2022년도 달력 분해를 하는 거에요?
네, 스프링을 분리하지 않고 버리면 재활용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하지만 철사 분리가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좋아은경 생활학자가 아주 간단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신데요. 배워서 해보고, 내 달력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내어둔 달력도 슉슉 분리해내는 철사분리요정이 되어보세요!   

 ▪ ‘더 편한 달력’이 뭐에요?
재료의 선택, 제작, 사용, 폐기의 전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한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탁상달력이에요. 더 알고 싶다면 이 링크를 따라가보세요. https://blog.naver.com/yoaek_com/222596551223

 ▪ 레터링 타투는 얼마나 오래 가나요?
레터링 타투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조금씩 지워지기 시작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깨끗하게 지워져요. 

 ▪ 나무읽는목요일은 뭐에요?
매주 목요일, 나무/숲/식물 관련 글귀를 철사로 필사해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는 좋아은경 생활학자의 프로젝트예요.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따라가 보세요. https://www.yoaek.com/treesthursday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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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읽는목요일 퍼포먼스: TreesThursdays on body / in mind

좋아은경, 2022

 

레이첼 카슨의 "자연의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 - Rachel Carson)"를 함께 읽고 '새기는' TreesThursdays on body / in mind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나무와 숲에 관련된 글귀를 철사로 필사해 매주 목요일마다 공개하는 #나무읽는목요일 프로젝트의 100번째 문장이다.

얼마간 몸에 지니고 다니며 그 뜻을 음미하는 쉼표, 가 되기를.

 

nothing exists alone(나무읽는목요일), 좋아은경, 2022, 폐철사

 

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 문장 낭송, 2022 녹색여름전, 그린캔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