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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3. 1. 1. 15:18

요즘 사람들은 자연의 균형이란 삶이 단순했던 옛날에나 가능한 것이며, 이제는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넘겨버리면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먼 옛날 홍적세와는 다르겠지만 자연의 균형이란 오늘날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할 수 없듯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우리 역시 복잡하고 정확하며 고도로 잘 짜여진 생물계를 무시할 수 없다. 자연의 균형이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되는 '불변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균형이란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며 조절과 조정이 가능한 상태를 망한다.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균형에 대해 부쩍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언제라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세상 속에서 불안함과 무력감이 쏟아지곤 합니다. 레이첼 카슨이 말하는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에 대해 생각하며,

 

올해도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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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읽는 목요일 /2주년

좋아은경 2022. 5. 21. 02:09

▲ nothing exists alone(나무읽는목요일), 좋아은경, 2022, 폐철사


자연에서 그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In nature, nothing exists alone.
Rachel Carson, Silent Spring, 1962


목요일마다 나무문장 읽기. 100번째 나무 읽는 목요일의 문장은 올해 출간 60주년을 맞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 골랐습니다.

2020년 5월 21일 목요일 시작한 철사 필사 프로젝트 #나무읽는목요일. 어느덧 오늘 2주년을 맞습니다.

100번의 목요일 기록을 홈페이지에 정리했습니다.
http://yoaek.com/treesthursdays.html

목요일의 일과, 잠시 멈춰 그동안 철사로 옮겨쓴 나무 문장들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어질 목요일에 함께 읽을 나무 문장 계속 나누어주세요.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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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2. 1. 3. 12:02

you can still feel the rain on your face, 좋아은경, 2020, 폐철사



당신은 얼굴에 빗방울을 느끼면서, 비의 긴 여정, 바다에서 공기로, 땅으로, 그 무수한 변화를 상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새들의 신비한 이동과 변화하는 계절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이와 함께, 비록 부엌 창문에 놓인 한 줌의 흙에 심어진 것일지라도, 자라나는 씨앗의 신비를 곰곰이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레이첼 카슨

You can still feel the rain on your face and think of its long journey, its many transmutations, from sea to air to earth.
Even if you are a city dweller, you can find some place where you can observe the mysterious migrations of the birds and the changing seasons.
And with your child you can ponder the mystery of a growing seed, even if it be only one planted in a pot of earth in the kitchen window.

Rachel Carson, The Sense of Wonder


 

봄에는 부엌 창문에 놓인 화분에서 자라나는 씨앗을 신비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여름에는 얼굴에 빗방울을 느끼면서 비의 긴 여정을 상상해보고,
가을에는 변화하는 계절을, 겨울에는 새들의 신비한 이동을 관찰할 수 있는 도심의 장소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올해도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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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읽는목요일 #treesthursdays


산들바람을 붙잡으려고
막 돋아난 나뭇가지들이 부챗살을 펼쳤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거기 즐거움이 있는 게 틀림없다.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

The budding twigs spread out their fan,
To catch the breezy air;
And I must think, do all I can,
That there was pleasure there.

William Wordsworth
from "Lines Written in Early Spring"


좋아은경, 산들바람을 붙잡으려고, 2021, 폐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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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1. 1. 1. 16:13

먼저 처리하고 나서 나중에 연구하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생명이 처음 태어난 바다가 그러한 생명 중 한 종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기묘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바다는 비록 나쁜 방향으로 변한다 하더라도 계속 존재하겠지만, 정작 위험에 빠지는 쪽은 생명 자체이다.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1951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 인사를 대신합니다.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가 이룬 문명이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실감합니다. 하물며 기후위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어떨까요? 70년 전(!)에 쓰인 레이첼 카슨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다가오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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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륨을 켜고 재생해주세요.

 

A making video of wire transcription by Yoa EK

Read by Christian Hersh

 

I could not exist without the plants

좋아은경, 2020, 폐철사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철사로 필사했습니다. 영상 속 철사로 글씨쓰는 작업에 32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작업하며 빠짐없이 촬영 버튼을 눌렀으나 녹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낭독은 베를린 친구가 주저않고 해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It took about 32 hours to write with metal wire in this video. There are some parts missing even though I pressed film button all the time.
The reading was done by my dear friend from Berlin. Thank you again with all of my heart.


Water, soil, and the earth’s green mantle of plants make up the world that supports the animal life of the earth. Although modern man seldom remembers the fact, he could not exist without the plants that harness the sun’s energy and manufacture the basic foodstuffs he depends upon for life.

Our attitude toward plants is a singularly narrow one. If we see any immediate utility in a plant we foster it. If for any reason we find its presence undesirable or merely a matter of indifference, we may condemn it to destruction forthwith.

The earth's vegetation is part of a web of life in which there are intimate and essential relations between plants and the earth, between plants and other plants, between plants and animals.

Sometimes we have no choice but to disturb these relationships, but we should do so thoughtfully, with full awareness that what we do may have consequences remote in time and place.

 

There is still very limited awareness of the nature of the threat. This is an era of specialists, each of whom sees his own problem and is unaware of or intolerant of the larger frame into which it fits. It is also an era dominated by industry, in which the right to make a dollar at whatever cost is seldom challenged.

When the public protests, confronted with some obvious evidence of damaging results of pesticide applications, it is fed little tranquilizing pills of half truth. We urgently need an end to these false assurances, to the sugar coating of unpalatable facts. It is the public that is being asked to assume the risks that the insect controllers calculate.

The public must decide whether it wishes to continue on the present road, and it can do so only when in full possession of the facts. In the words of Jean Rostand, “The obligation to endure gives us the right to know.”

 

Rachel Carson, Silent Spring,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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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읽는 목요일 Trees Thursdays

좋아은경 2020. 6. 25. 22:41

▲ a heaven in a wild flower(나무읽는목요일), 좋아은경, 2020

나무/숲/식물 관련 글귀를 철사로 필사해 매주 목요일 마다 공개하는 <나무 읽는 목요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 5월 21일 목요일에 아룬다티 로이의 글을 시작으로 존 버거, 파블로 네루다, 윌리엄 블레이크, 레이첼 카슨, 헨리 데이빗 소로우 등의 나무 문장을 옮겼습니다.

제 페이스북 계정(좋아은경)에 업로드하고 있어요. #나무읽는목요일 해시태그로 검색 가능합니다.

목요일에 함께 읽을 나무 문장 수집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나누어주세요.

I started a new project called Trees Thursdays(나무읽는목요일).
Every Thursday, I upload my wire transcription of words about tree/forest/plant on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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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rests, the mountains and the rivers protect (    )

좋아은경, 2018, 폐철사



희망은 지표면의 가장 낮은 곳에서 자라난다.
숲과 산과 강이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상적인 투쟁에 나선 사람들의 어깨동무 안에서 자라난다.

아룬다티 로이, 2010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발췌)


If there is any hope for the world at all
(...) it lives low down on the ground,
with its arms around the people who go to battle every day
(...) because they know that
the forests, the mountains and the rivers protect them.

Arundhati Roy, Walking with the Comarade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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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새해인사

좋아은경 2020. 1. 19. 22:07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의 산불은 해가 지나도 여전히 계속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캘리포니아, 시베리아, 인도네시아, 아마존의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위기가 지목됩니다.

- 기후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초목이 더 건조해져 완벽한 불쏘시개가 된다. 비가 내리는 시기는 매년 늦어지고 있으며, 뜨겁고 건조한 바람은 불을 더욱 키운다.
- 아마존에서 2019년에 발생한 화재는 8만건이 넘는다. 2018년에 비해 75% 늘어난 수치다. 개인 및 기업이 산업과 농업(주로 소고기와 대두) 목적으로 숲을 파괴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 인도네시아 화재는 팜유 플랜테이션을 만들기 위해 숲을 없애는 화전 농법이 주원인이다. 팜유는 초콜릿부터 샴푸에 이르는 다양한 소비재에 들어간다. (출처: 2019년에는 전세계가 불타올랐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레이첼 카슨의 마지막 연설문(1963)을 나눕니다.
"인간은 세계와 떨어져서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이 스스로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새롭고 겸허한 생각입니다. 특히 이것은 원자력 시대에 생겨난 생각입니다. 진보에 대한 자만심과 문명의 이기에 대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우리 자신의 선을 위해서는 둔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걱정스럽지만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인간의 두뇌의 놀라운 창조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연의 얼굴을 바꾸는 인간의 힘이 선을 위한 지혜와 다음 세대를 위한 막중한 책임감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했던 건 아닌지 이제야 궁금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환경과 인간의 관계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제 머릿속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의 행동을 이끄는 믿음과는 반대로, 인간은 세계와 떨어져서 살 수 없습니다.

레이첼 카슨, 잃어버린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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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one is too small to make a difference

좋아은경 2019. 10. 29. 19:57


변화를 만드는 데 그 누구도 작지 않다
좋아은경, 캔버스에 폐철사, 2019



"No one is too small to make a difference."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문 모음집 제목을 버려지는 철사로 썼습니다.

세계평화의 날의 주제 <평화를 위한 기후행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기후위기 특별전시 <내일을 위한 매일>을 기획/주최하였고
동시에 작가로 참여하며 이 철사필사 작업을 전시했습니다.

2003년에 태어난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 활동가입니다.

그레타는 2018년 8월 20일 금요일,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홀로 첫 시위를 시작했어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지 않는 ‘결석 시위’는 기후위기를 초래하여 자신의 미래를 빼앗은 어른들의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합니다.

그레타의 시위에 동참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연대모임이 결성되었고, 2019년 5월 24일 동맹결석시위에는 125개국에서 150만 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제가 여덟살이었을 때 처음으로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우리 인간들의 삶의 방식 때문에 생겨난 것들이죠.

모두들 기후위기가 존재론적 위협이며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살고 있어요. 저로선 이해가 안 갑니다.

희망보다 필요한 건 행동입니다.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시작해야 합니다."

그레타 툰베리, TEDxStockholm,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