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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무슨 조화라도 부린 것인지 마술처럼 달력 위에 새가 만들어져"
"재활용을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기쁨과 재미를 주는"
"물론 제 마음 속에 가장 깊이 남았던 프로그램이 철사 공예 시간이었다는 것이지 다른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토록 세심하고 사려깊은 문장들을 받다니, 무척 감격했습니다.
2016년 피스 앤 그린보트 어린이 선상학교에 참가했던 한 초등학생이 보내온 탑승 후기 '내 마음속에 남은 달력 위의 새'입니다. 글은 단행본 [2016 피스&그린보트 <이야기가 있는 특별한 여행]에 실렸습니다.

정은찬 어린이 글 전문 아래 옮깁니다.



 피스&그린 보트에 탑승해서 프로그램을 마칠 때까지 모두 처음 겪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여러 나라에 여행을 다니면서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에 글을 써서 선발된 것도 처음이었고, 그렇게 큰 배를 타는 것도 처음이었고, 중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여행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겪은 모든 것이 전부 처음이었고, 원래 이 프로그램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고 특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더 특별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정말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가지 못하는 세계 속의 역사적인 장소인 일본과 중국에 방문했을 때는 기간은 짧았어도 매우 소중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기항지 프로그램과 선내 프로그램도 이번 경험과 마찬가지로 모두 재미있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철사 아티스트' 김은경 선생님의 철사로 새를 만드는 활동이 깊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달력을 버릴 때 제대로 분리가 되지 않고 버려지는 달력을 제대로 분리수거하기 위해서 달력에 붙어 있는 철사 부분을 재활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김은경 아티스트 선생님이 우리에게 섬세한 재활용의 세계를 가르치기 위해서 진행한 프로그램입니다.


 제 기억 속에 가장 깊이 남았던 것으로 이 프로그램이 생각난 이유는 맨 처음이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철사로 새를 만드는 것이 재미도 있고, 환경에 가까워지는 활동이어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분리수거를 하려고 떼어낸 철사조차 안 버리고 다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달력이 무슨 조화라도 부린 것인지 마술처럼 달력 위에 새가 만들어져 재미있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달력을 버릴 때 달력의 철사를 분리해서 버릴 수 있도록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활동을 마치고 나서 저도 집에서 안 쓰는 달력에서 철사를 떼어내어 선상에서 했던 것처럼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엄마와 동생, 아빠께도 달력에 대한 분리수거 이야기와 철사로 작품을 만드는 것을 추천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호기심이 생겨 김은경 아티스트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았는데 재활용을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기쁨과 재미를 주는 김은경 아티스트가 존경스럽고 멋져 보였습니다. 물론 제 마음 속에 가장 깊이 남았던 프로그램이 철사 공예 시간이었다는 것이지 다른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다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피스&그린보트에 참가하면서 만났던 모든 프로그램이 저의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열 아저씨의 지구 온난화 이야기’ 시간은 환경재단 대표인 최열 아저씨의 명쾌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9일 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다음 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 속에는 여전히 피스&그린보트에 탑승하여 참가하였던 어린이 선상학교가 남아 있습니다. 9일 동안의 여행은 어쩌면 평생 동안 다시 겪지 못할 경험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린이 선상학교를 통해 모든 나라가 환경에 대해 큰 걱정을 안고 있고, 이 걱정이 저와 제 또래의 아이들이 이끌어갈 미래에도 영향을 줄 것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걱정스런 미래를 막기 위해,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미래의 그린리더가 되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