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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쓰고 그리다> 전시, 여성환경연대
<solve our problems with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좋아은경, 폐철사
<위기가 도래했을 때, 경고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하지 마시라>, 좋아은경 필사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문제들은 애초에 그 문제들을 만들어낸 사고 패턴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지그문트 바우만

 

<지구, 쓰고 그리다> 전시에 참여합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11월, 특별한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기후위기와 관련된 글을 필사하거나, 글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림이나 사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시민들의 다양한 작품을 우편으로 받았어요.

예시 자료로 ①IPCC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②그레타 툰베리의 2019 UN 행동정상회의 연설 ③에코페미니스트 2021 기후위기 선언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문장을 철사로 필사한 작업으로 참가하며 해당 문장이 인용된 지그문트 바우만의 글을 치약박스 뒷면에 필사했습니다.

 

12월 18일에는 전시장에서 '철사로 나의 손 만들기' 워크숍을 갖습니다.

 


지구를 파괴할 존재는 우리뿐이다.
지구를 구할 존재도 우리뿐이다.
우리가 홍수이고 방주이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우리가 날씨다> 중에서

얼마 전 스코틀랜드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끝났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강도 높은 합의안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럽습니다. 아무리 언론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 정책을 쉬지 않고 보도한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무한한 성장과 개발을 추구한 자들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그들이 꺼내놓는 해묵은 해법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요.

 

우리는 더 많은 평등과 민주주의가 기후위기의 진정한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껏 우리 사회가 귀 기울이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 특히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가짜 뉴스나 정치인의 선동이 아니라 과학이 말해주는 사실을 기반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번 기획전시 '지구, 쓰고 그리다' 전은 다양한 시민들이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 IPCC 보고서, 기후위기 에코페미니스트 선언문 등 과학자,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글과 말을 필사하고 그에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 약 70점을 모아 꾸렸습니다. 이번 전시에 깊은 영감을 주신 윤호섭 선생님을 비롯한 좋아은경, 김성현 작가 등 그린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함께 합니다. 

 

일회용 포장재에서부터 버려진 축구공, 첼로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들을 캔버스 삼아 기후위기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꼭꼭 눌러 쓴 작품들을 통해 '불타는 지구'를 돌아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전시장에 한 데 모인 우리의 상상력과 바람이 기후 악당 대한민국의 기후위기 대응 방향과 정책에 스며들기를 바라봅니다.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며 행동하는 당신께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기후위기 너머로 같이 나아가요.

 

글: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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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쓰고 그리다

Listen to us, Listen to Earth

2021.12.2-12.22 9:00-17:00 일요일 휴무
여성미래센터 1층 바오밥나무 카페

주최: 여성환경연대
후원: 카카오같이가치
문의: 02-722-7944


온라인 전시

listentoearth.campaignus.m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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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연재 중인 여성환경연대의 [나는 플라스틱없이 산다]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사 일부를 아래에 옮깁니다.
전문은 다음의 링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816075400638


플라스틱 없는 여행, 그 '즐거운' 불편
[나는 플라스틱 없이 산다 ③] 버려지는 철사 이용해 작품 만드는 좋아은경 작가

글:여성환경연대, 편집:김혜리

철사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좋아은경(34·본명 김은경) 작가는 태국의 길거리 음식, 환대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좋아 태국을 즐겨 찾는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는 태국에 가면 하루에도 몇 장씩 버려지는 일회용 비닐봉지, 음료마다 꽂혀 나오는 일회용 빨대에 마음이 불편했지만, 이것도 현지 문화려니 하고 체념하곤 했다. 그러나 지난해 겨울, 태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일회용 쓰레기 없는 여행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명 '형편없는 살림꾼 프로젝트.

떠난 휴가지에서 쓰레기가 넘쳐나는 광경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면, 아직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이라면 좋아은경 작가가 전하는 '일회용 쓰레기 없이 여행하는 꿀팁'에 귀 기울여 보자. 다음은 좋아은경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가 고래 뱃속에 들어간 건 아닐까 

 

- 이번 제로 웨이스트 여행도 '형편없는 살림꾼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레이첼 카슨의 글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들었는데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레이첼 카슨은 우리가 행동하는 모습이 과학의 안내를 받는 지성인이 아니라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된다며 양탄자 밑에 쓰레기를 숨겨두는 형편없는 살림꾼' 같다고 표현했어요. 제가 평소에 말쑥하게 하고 다니지만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바다, 땅에 버려지는 걸 생각하니 레이첼 카슨의 글처럼 형편없는 살림꾼 같아 보였어요. 지구 살림을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요."
 
-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하게 된 동기가 뭔가요?


"제로웨이스트 여행은 사실 거창하게 생각한 일이 아니에요. 저는 태국에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한번 가면 오래 머물다 오는 편이에요. 현지 문화에 최대한 맞추려다 보니 일회용 비닐을 많이 쓰는 태국 문화를 따르곤 했어요. 그런데 최근 바다거북, 고래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는 뉴스를 본 후 '내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그렇게 만든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주의 먼지 같은 나 하나쯤이야'에서 '내가 버린 게 흘러 흘러가서 고래뱃속에 들어간 게 아닐까, 이제는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뀐 거죠. 이번에 태국에 갈 때는 그곳의 환경을 해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인스타그램을 보면 플라스틱 프리를 실천하는 분이 매우 많아요. 그분들은 '플라스틱 프리'에 대해 완벽한 모습들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저는 배낭 하나 메고 8시간씩 걷는데 어떻게 그런 짐을 다 들고 다니나 싶더라고요. 저걸 다 들고 다녀야 한다면 '난 못해, 난 그냥 사 먹으련다'가 되는 거죠. 무리하지 말고 나의 성공과 실패를 가감 없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하나라도 줄이는 게 중요하고 줄이지 못할 때는 다양한 대처법을 보여줘야 되겠다 싶었어요."

플라스틱 프리, 한번 해봐도 괜찮아

▲인터뷰 중인 좋아은경 작가 ⓒ여성환경연대


- 어떤 게 제일 힘들었나요? 유혹은 없었나요?

"여행 자체는 순조로웠어요. 어려움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어쩌다 빨대를 받고 엄청나게 자책하니까 친구가 굉장히 미안해하고 불편해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내가 태도를 잘해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친구들한테도 '이거 내가 하는 건데 같이 해볼래?' 권유하는 거랑 '너 그렇게 계속 써야겠냐?' 잔소리하는 거랑 되게 다르더라고요. '나 스스로 셋 업을 가볍게 해야겠다, 죽자 살자 하면 안 되겠다, 물론 제 안에서는 죄책감도 많이 들고 자신을 탓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지만 그것 역시 잘 소화해야겠다' 그런 생각들을 했어요. 되도록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 거죠.


손의 의미를 다시 찾는다면 쓰고 버리는 일 줄어들지 않을까

▲철사로 만든 손&nbsp; ⓒ좋아은경


- 아티스트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요?

"가끔 외국 나가서 전시하면 돈 하나 안 들이고 하는 작품이라고 칭찬을 듣기도 하는데요, 전 더이상 쓸 철사가 없어서 재료를 사는 게 꿈이에요. 우리도 예전에는 야채를 묶을 때 철사 말고 지푸라기를 썼었죠. 외국에서는 야채 묶을 때 철사를 안 써요. 제가 소재 설명을 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야채를 묶을 때 철사를 쓴다고 별도로 설명을 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쓰고 또 버리고 있어요. 사람들한테 우리가 어쩌면 쓰지 않아도 되는, 생각지도 않은 재료를 이렇게나 많이 쓰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철사를 구하기 힘들어서 내가 이걸 사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 때가 오면 좋겠어요.

저는 사람들과 워크숍을 할 때 결과물이 중요하지 않은 워크숍을 하려고 해요. 평가받고 잘해야 하는 걸 싫어해요. 새의 형태를 그리고 '그림대로 새를 만들어봅시다' 하면 '저 못해요'라며 손사래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옛날에는 옷도 만들고 그릇도 만들고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았어요. 현대에 와서 손과 괴리되고 어느 것도 직접 만들 수 있는 게 없는 소비자가가 된 거죠. 소비자는 만들어진 걸 살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존재예요.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이 대다수면 그걸 사야 하는 거죠.

저는 손의 의미를 다시 찾는 게 중요하고 손으로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자기 스타일대로 그리고 자기 스타일대로 만들게 하면 그걸 못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워크숍을 통해서 자신감을 느끼고 무언가를 사기 전에 내가 직접 만들어보는 태도가 생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