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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hold the earth dear 작업노트

좋아은경 2023. 7. 1. 19:15

hold the earth dear, 좋아은경, 2023, 폐철사

hold the earth dear.
여성환경연대의 에코페미니즘 공유공간 <플랫폼: 달>의 슬로건, “지구를 다정하게”를 철사로 옮겨썼습니다.


hold dear  to value highly, to care about greatly (=cherish)
높이 평가하다, 크게 신경 쓰다 (=소중히 하다)

hold  to have or keep (something) in your hand, arms, etc.
손, 팔 등에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

dear  loved or valued very much
매우 사랑받거나 가치 있게 여기는


존 버거의 책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의 영어 원제이자, 책에 실린 개리스 에번스의 시 〈hold everything dear〉에서 힌트를 얻어 번역되었다 전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는 제가 늘 곁에 두고 읽는 책이고, 제게 좌우명이 무엇이냐 물어오면 “hold everything dear”를 소개하기에 무척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나무읽는목요일> 중 철사로 옮기기도 했어요.

 

<방 안의 사람들 거리의 사람들 사람들 /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 개리스 에번스>, 좋아은경, 2022, 폐철사

 

'손'은 제가 집중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폐철사로 손을 만드는 워크숍을 열기도 합니다. 나의 손을 통해 내가 하루하루를, 삶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 나눕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 손가락으로 상대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어 보라. - 존 버거,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좋아은경, 2023, 폐철사

 

손, 소중히, 맞잡기.

제가 평소 아껴온 것들의 신비로운 연결로 인해, 작업의 실마리는 순조롭게 풀렸습니다.

작업하며 누군가의 손이 무척이나 절실한 순간을 맞기도 했는데요.
두 손 위에 철사를 올려놓은 채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제 요청에 기꺼이 내어준 고마운 손을 맞잡았습니다. 철사-글씨를 하나씩 사이좋게 올렸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만나 맞잡은 두 손은 달이며, 지구, 닫히는 원입니다.

한동안 몸에 새기며 문장의 의미를 생각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철사-글씨를 바탕으로 '레터링 타투'를 만들었습니다.
다르고 닮은 다양한 손들의 다정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hold the earth dear 지구를 다정하게.

대화와 연결, 환대의 공간 <플랫폼: 달>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플랫폼: 달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북로 75, 2층

화-토 12:00-18:00 (일월휴무)


hold the earth dear, 좋아은경, 2023, 폐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