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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새해인사

좋아은경 2016. 1. 1. 13:14

▲새가 앉아 있는 책갈피, 좋아은경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2016년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등장하는 두 갈래 길과는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 동안 무분별하고 놀라운 위험을 강요당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충분히 인내해온 우리가 마지막으로 '알 권리'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그때야말로 독극물로 세상을 가득 채우려는 사람들의 충고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어떤 또 다른 길이 열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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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한국전력 사외보 빛으로 여는 세상 2015년 11+12월호에 와이어아티스트로서의 제 작업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인터뷰는 레이첼 카슨에게 보내는 편지 전이 열리고 있는 성평등도서관 '여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일부 소개 합니다.



한국전력 사외보 빛으로 여는 세상 2015년 11+12월호
세상을 밝히는 빛_ 꿈꾸는 그대

녹슨 철사에 생명의 날개를 달다
환경의 소중함 알리는 철사아티스트 김은경


화려한 금박 치장을 벗겨내자, 애처롭도록 벌겋게 녹슨 철사가 보였다. 애틋한 마음을 담아 철사를 새 모양으로 빚어낸 김은경 씨는 이후 다양한 오브제로 공존과 균형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9월 22일부터 10월 24일까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도서관 전시서가에서 '레이첼 카슨에게 보내는 편지(Letter to Rachel Carson)' 전시회를 열고 있는 김은경(31) 철사아티스트를 만났다. 전시장 곳곳에서 폐 철사로 만든 새들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버려지는 것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용이 다한 소재에 새로운 스토리를 부여하는 김은경 씨의 작업이 '나는 살아있어요!'라고 외치는 사물들에게 새 숨을 불어넣고 있다. "철사를 구부릴 니퍼가 없어 친구의 친구에게 빌려 쓰고 난 뒤, 사람이 서 있는 책갈피를 만들어 선물했더니 참 좋아하더라고요. 프랑스 남부 산악마을에서 오래된 집을 수리하고 있는 프레드 씨는 널브러진 철사를 탐내는 제게 '이걸로 새를 만든다고? 다 버리는 거니까 전부 가져가! 얼마 전에도 한 무더기 버렸는데, 어이쿠, 괜히 버렸네!'라며 포대 가득 철사를 챙겨줬지요. 덕분에 한동안 철사 걱정 없이 작업에 매진할 수 있었어요.(웃음)" 그렇게 하나 둘, 동행자가 늘었다. 우리가 머리와 가슴과 손을 맞대고 만든 작은 새 한 마리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작지만 푸른 싹을 틔울 수 있다고 말하는 표정이, 난생처음 붓을 쥔 소녀처럼 들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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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s everywhere /between Thailand and Laos

좋아은경 2015. 5. 14. 00:16




wires are everywhere.
태국과 라오스 국경을 넘나들며 만난 친구들이 건네준 철사 뭉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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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Вільня, Wilno, Вильнюс
Lithuania, Lietuva, Lietuvos Respubl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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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새해인사

좋아은경 2015. 1. 6. 01:30

손, 좋아은경


여기저기 손 볼 곳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레이첼 카슨의 글로 2015년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우리는 대부분 눈으로 봄으로써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그러나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눈을 모두 뜨지는 못한다.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그런 눈. 그런 눈을 뜨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스스로에게 늘 이렇게 물어보자.

"지금 보고 있는 이것이 내가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면? 지금 보고 있는 이것을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다면?"

...나에게 그날, 그 자리, 그 광경은 한 세기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할, 아니 인간이 대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단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그런 광경이었다. 물론 그날의 그 작은 땅이 언젠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날이 올지도모른다. 또 그날 밤도 억겁의 세월 속에서 수없이 있어온 그런 밤이었을 수도 있다. 바닷가 오두막에서 불을 지피던 사람들에게는 늘 있던 평범한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고개를 들기만 하면 펼쳐지는 광경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앞으로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그런 광경이 아닐 테니까.

누군가의 마음이 우주의 인적 드문 공간을 한가롭게 거닐 때, 그런 순간을 아이와 함께하는 데 별자리 이름을 알 필요는 없다.

레이첼 카슨, 센스 오브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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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ing bookmarks for friends @Germany 독일

좋아은경 2014. 11. 18. 23:47

작은 배낭 하나 메고 다니건만 그 안에 철사가 꽤 모였어요. 집집마다 안쓰는 철사를 챙겨주는데다가 길가다 보이면 못지나치고 줍기까지.
공항 검색대에서 뺏긴다는 이유로 플라이어는 소지하지 않고 빌려쓰는데, 놀러간 친구네 집에 철사를 다룰만한 도구가 전혀 없네요.

친구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봅니다. 있다고? 아니 그게 말이야...(자초지종이 길어집니다.) 가지러 갈께.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몰라 두 가지나 챙겨주었네요. 급히 필요한 일이 생기지는 않을런지.
고마워요. 덕분에 잘 쓰고 떠납니다. 사람 책갈피는 작은 선물이에요. 왜 빌려야했는지 확실히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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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s everywhere /Tonton Fred @France 프랑스

좋아은경 2014. 11. 18. 23:47
프랑스 남부 산악 마을, 아주 오래된 3층짜리 돌집을 구입해 나홀로 새단장하고 있는 톤톤 프레드.
거의 새로 짓는 수준인데, 몇년 째 느리지만 애정을 듬뿍 담아 천천히 집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럭비 선수셨다던데 재주가 참 좋으세요.

바닥 곳곳 철사 뭉치가 보여 혹시 쓰시는 건지 여쭤봅니다.
뭐? 이걸로 작품을 만든다고? 다 버리는거야 가져가렴 아 얼마전에 한무더기 버렸는데 너를 만날 줄 알았더라면-

어이쿠! 아쉬워하시며 푸대에 챙겨주셨어요.
"이런걸 만들어요" 새를 모티브로 한 작업물 사진을 보여드리니 숲 속에 사는 눈이 큰 새를 좋아하신다며, 영어로 뭐더라? 벽에 부엉이가 쓱쓱

wires are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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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에서 레이첼 카슨을 만났습니다.
사라예보의 한적한 거리에서 Making Peace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둘러보던 중 환경 섹션에 이르니 레이첼 카슨이 반겨줍니다. 인도의 생태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도 보이네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전세계를 순회하고 있는 Making Peace 사진전의 전체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issuu.com/realexpo/docs/makingpeace_expo_light?e=3220554/2619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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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그라드 길 위에 버려진 철사뭉치로 모빌을 만들었습니다.
모빌 작업에 누구보다 큰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친구에게 선물했어요. 같이 지내는 친구에게도 하나.

어김없이 작별의 날은 찾아오고.
두 눈을 반짝이며 한껏 좋아하는 수줍은 익살꾼 덕분에 마음 든든히 챙겨 떠납니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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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Peace Flame House에서 진행한 워크샵에서 만난 아트마.

워크샵에 참가한 어른들과 멀찍이 떨어져 스파이더맨을 가지고 놀다가 막바지에 관심을 보입니다. 앵그리버드를 그리기 시작하네요.
스마트폰 게임으로만 알고 있었지 만화인 줄 몰랐다고 하니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두 그려가며 재미나게 설명을 해줍니다.

아트마의 그림을 바탕으로 앵그리버드를 만들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