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daily

2019 새해인사

철사아티스트 좋아은경 2019. 1. 17. 23:28



새해 맞으며 주변을 정리합니다. 덜어내고 비워낸 만큼 한결 가벼워졌지만, 바로 제가 레이첼 카슨이 언급한 "눈에만 안보이면 된다며 양탄자 밑으로 먼지를 쓸어 넣어버리는" 형편없는 살림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올해는 살림살이 좀 나아졌으면, 제대로 된 살림꾼이 되어보자, 다짐하며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카슨의 마지막 연설문(1963) 나눕니다.


***


생태계에 정적인 것은 없습니다.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지요. 생태계는 힘과 물질을 받고, 변형하고, 발산합니다.생명체들은 정적인 균형보다는 동적인 균형을 유지합니다. 이것은 아주 상식적으로 들립니다.하지만 현대적 삶의 방식이 만들어낸 엄청난 쓰레기 처리 문제에 직면할 때면,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우리는 과학의 안내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눈에만 안보이면 된다며 양탄자 밑으로 먼지를 쓸어 넣어 버리는 속담 속의 형편없는 살림꾼처럼 행동합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가져온 온갖 종류의 쓰레기를 시내에 갖다 버립니다. 우리는 수백만 개의 굴뚝과 쓰레기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연기와 유독 가스를 대기로 내보냅니다. 대기가 그러한 것들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광활하다고 믿고, 또 그러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이제는 심지어 바다까지 쓰레기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온갖 종류의 쓰레기뿐만 아니라 원자력 시대의 산물인 독성 폐기물까지도 버리는 곳으로 말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이렇게 해로운 물질을 자연에 갖다 버리는 것이 그저 단순한 행동,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레이첼 카슨, 잃어버린 숲


***


There is nothing static about an ecosystem; something is always happening. Energy and materials are being received, transformed, given off. The living community maintains itself in a dynamic rather than a static balance. And yet these concepts, which sound so fundamental, are forgotten when we face the problem of disposing of the myriad wastes of our modern way of life.

We behave, not like people guided by scientific knowledge, but more like the proverbial bad housekeeper who sweeps the dirt under the rug in the hope of getting it out of sight.

We dump wastes of all kinds into our streams, with the object of having them carried away from our shores. We discharge the smoke and fumes of a million smokestacks and burning rubbish heaps into the atmosphere in the hope that the ocean of air is somehow vast enough to contain them. Now, even the sea has become a dumping ground, not only for assorted rubbish, but for the poisonous garbage of the atomic age. And this is done, I repeat, without recognition of the fact that introducing harmful substances into the environment is not a one-step process. It is changing the nature of the complex ecological system, and is changing it in ways that we usually do not foresee until it is too late.

Rachel Carson, Lost Woods




티스토리 뷰

daily

2018 새해인사

철사아티스트 좋아은경 2018. 1. 3. 22:30



유독 길고도 길게 느껴지는 겨울날, 레이첼 카슨의 글을 뒤적이며 자연의 지혜를 엿봅니다.
새해 인사 드립니다.

***


수백만 년 동안 조용히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간 모래톱 위를 나는 새들의 비행을 지켜보는 것은 이 지구와 마찬가지로 영원히 존재하는 대상에 관한 지식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것은 인간이 바닷가에 나타나 경이에 가득한 눈으로 대양을 바라보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몇 세기와 몇 세대에 걸친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왕국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가운데 해가 가고 또 다른 해가 오면서 계속된 일이다.

[…] 그날 밤 늦게 눈이 내렸다. 태양이 두터운 구름층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떨어질 무렵이었다. 곧이어 바람이 불어와 가장 두꺼운 깃털과 가장 따뜻한 모피도 뚫어버릴 차가운 물줄기처럼 툰드라를 휘감았다.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비명을 지르고, 그보다 먼저 등장한 안개가 황무지를 지나갔다. 하지만 눈구름은 안개였을 때보다 훨씬 더 두텁고 더 하얗게 변했다.

[…] 눈 폭풍이 닥치자 황무지에 사는 생명체는 굶주림에 시달렸다. 뇌조의 먹이인 버드나무는 눈 밑에 파묻혔다.

[…] 다음 날 밤부터 바람이 바뀌더니 날씨가 풀리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눈의 장막이 점점 얇아졌다. 흰색 장막에 불규칙한 웅덩이가 생겨났다. 원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대지에 갈색 웅덩이가 나타나고, 여전히 얼어 있는 연못이 점점 녹으며 초록색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북극에서 녹은 눈이 바다로 흘러갔다. 구릉의 실개천은 시냇물을 이루고 급류가 되어 몰아쳤다. 그리고 들쭉날쭉한 수로와 협곡을 깎아내며 흘러 해안가 웅덩이에 모였다. 맑고 차가운 물로 가득 찬 호수는 새로운 생명을 쏟아냈다. 호수 바닥의 진흙 속에서 새끼 각다귀와 강날도래가 생겨나고 모기 유충이 물속에서 꿈틀거렸다.

레이첼 카슨, 바닷바람을 맞으며, 1941




티스토리 뷰

daily

2017 새해인사

철사아티스트 좋아은경 2017. 1. 1. 20:36

our hands, 좋아은경




"정부가 자신들을 보살펴주리라 믿어서는 안되고 시민 개개인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살펴야하며, 자신을 잘못된 길로 이끌려는 의도에 도전해야한다"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 중 한사람*, 레이첼 카슨.

아주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2017년 입니다.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2013, 336쪽




티스토리 뷰

daily

2016 새해인사

철사아티스트 좋아은경 2016. 1. 1. 13:14

새가 앉아 있는 책갈피, 좋아은경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2016년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등장하는 두 갈래 길과는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 동안 무분별하고 놀라운 위험을 강요당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충분히 인내해온 우리가 마지막으로 '알 권리'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그때야말로 독극물로 세상을 가득 채우려는 사람들의 충고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어떤 또 다른 길이 열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1962



티스토리 뷰

daily

2015 새해인사

철사아티스트 좋아은경 2015. 1. 6. 01:30

손, 좋아은경


여기저기 손 볼 곳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레이첼 카슨의 글로 2015년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우리는 대부분 눈으로 봄으로써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그러나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눈을 모두 뜨지는 못한다.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그런 눈. 그런 눈을 뜨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스스로에게 늘 이렇게 물어보자.

"지금 보고 있는 이것이 내가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면? 지금 보고 있는 이것을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다면?"

...나에게 그날, 그 자리, 그 광경은 한 세기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할, 아니 인간이 대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단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그런 광경이었다. 물론 그날의 그 작은 땅이 언젠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날이 올지도모른다. 또 그날 밤도 억겁의 세월 속에서 수없이 있어온 그런 밤이었을 수도 있다. 바닷가 오두막에서 불을 지피던 사람들에게는 늘 있던 평범한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고개를 들기만 하면 펼쳐지는 광경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앞으로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그런 광경이 아닐 테니까.

누군가의 마음이 우주의 인적 드문 공간을 한가롭게 거닐 때, 그런 순간을 아이와 함께하는 데 별자리 이름을 알 필요는 없다.

레이첼 카슨, 센스 오브 원더




티스토리 뷰

daily

2014 새해인사

철사아티스트 좋아은경 2014. 1. 1. 15:38


죽은 새; 어떤 메세지, 좋아은경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레이첼 카슨의 글로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정을 간직하고 강화하는 것, 인간 삶의 경계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그 무엇을 새롭게 깨닫는 것, 이런 것들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즐겁고 기쁘게 보내기 위한 방법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는 확신한다. 거기에는 분명히 매우 깊은 그 무엇, 언제까지나 이어질 의미심장한 그 무엇이 있다고. 과학자든 일반인이든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삶의 고단함에 쉽게 지치지도 사무치는 외로움에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일상에서 분노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그 길을 걷다보면, 분노와 걱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활력과 흥분을 되찾을 수 있다.

철새의 이주, 썰물과 밀물의 갈마듦, 새봄을 알리는 작은 꽃봉오리, 이런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뿐더러 어떤 상징이나 철학의 심오함마저 갖추고 있다. 밤이 지나 새벽이 밝아오고,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오는 일. 이렇게 되풀이되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을 비롯한 상처 받은 모든 영혼이 치료받고 되살아난다.

레이첼 카슨, 센스 오브 원더